총회는 폐지방침 정면 대치...김태섭 학장, "총회 결의 바뀔 수 있다"

서울장신대학교(총장 민경배)가 '엉터리 학위 장사'에 손을 댄 것은 총회의 '2007년 목회연구과정 폐지'로 입게 될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비상식적인 대응이었다.

   
▲ 서울장신대 서울캠퍼스 전경. 서울캠퍼스는 '학위 장사'를 하다가 최근 교육부로부터 서울장신대라는 이름으로 교육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제재까지 받았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총회장 김태범 목사) 총회의 결정에 따라 신학대학원에 목연과정이 없어지면 미인가 신학교 출신들은 갈 곳이 없어진다. 미인가 신학교가 대학으로 거듭나 학사학위를 주든지 학생들에게 다른 혜택을 주지 않으면 존폐 위기에 몰리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미인가 신학교인 서울장신대 서울캠퍼스(학장 김태섭)는 이러한 총회 결정을 극복하기 위해 졸업생과 4학년에게 미국의 통신학교 버나딘대학교의 학위를 주선했다. 62명의 학생은 버나딘대에 288만 원 가량을 지급하고 학사학위를 받아 서울장신대 대학원에 진학했다가 최근 무더기로 퇴교 조치 당했다. 결국 서울캠퍼스가 현실 타개책으로 추진한 해외 학위과정은 "엉터리 학위 장사를 했다"는 비난만 받고 실패한 셈이다.

그러나 서울캠퍼스의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서울캠퍼스가 총회의 결정을 전혀 알리지 않은 채 올 해도 학생들을 모집했다. 당초 서울캠퍼스는 홈페이지 등에 학생들에게 과거처럼 목연과정 입학이 가능한 것처럼 소개했다.

이에 대해 김태섭 학장은 "목연과정 폐지 결정은 별도의 제도적 과정을 마련한 다음에 실행하기로 총회가 결정했다"며 "학생을 모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 그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시간에 학생들에게 총회의 결정과 학교의 대응 방안을 충분히 알렸다"고 밝혔다.

그는 "총회 목연과정 폐지 시기를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연기해 달라고 총회에 청원했다"며 "가을 총회에서는 기존의 결정이 바뀔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했다. 서울장신대가 제출한 청원 건은 현재 총회 산하 신학대학원운영상설전문위원회로 넘어간 상태다.

그러나 제87회 총회의 결정은 김 학장의 주장과 차이가 난다. 총회 보고서에는 "제86회 총회 수임안건인 목연과정 폐지 또는 유보 여부를 연구하는 건은 현재 목연과정 지원생이 매년 30% 감소하는 점과 목연과정 반납을 청원한 신학교도 있음을 감안하여 총회의 결의대로 2005년 졸업까지로 했던 것을 1년만 연장하여 2006년 지방신학교 학부 졸업생까지 시행하도록 함이 가한 줄 아오며, 그 이후는 별도의 제도적 과정이 필요함으로 이에 대해 신학교육부가 계속 연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건은 허락하다"고 되어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김 학장이 주장한 것처럼 제도적 과정을 마련한 뒤 목연과정을 폐지하는 것이 아니다. 2007년 목연과정 폐지는 이미 총회에서 결의된 사안이며, 폐지에 따른 대안은 별도로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올 해 총회에서는 대세를 형성한 목연 폐지 지지자들과 이 흐름을 막으려는 세력 간의 힘겨루기가 팽팽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목연과정,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거나

예장통합 소속 신학대들은 목연과정 응시자가 급격하게 줄면서 목연과정을 반납하거나 수를 대폭 줄이고 있다. 호남신학대와 대전신학대는 지난 해부터, 부산장신대는 올 해부터 목연과정 신입생을 뽑지 않았다.

한일장신대는 28명을 모집했지만 응시자가 적어 9명만 뽑았고, 영남신학대도 작년보다 11명이 준 23명이 등록했다. 올 해 100명을 모집한 장신대의 경우도 해마다 응시자가 줄고 있어 작년에 비해 정원을 23명이나 줄인 상태다.

목연과정에 응시자가 줄어드는 이유에 대해 신학대 목연담당자들은 "대학의 문이 넓어져 학사학위가 없이 신학을 공부하는 경우가 급격히 줄고 있다"고 말해 총회의 분석과 일치한다.

목연과정의 축소 내지 폐지 흐름은 예장통합뿐 아니라 교계 전반적인 흐름이다. 천안대는 2000년에 목연과정을 폐지했고, 예합합동의 총회신학교(올 해 268명 입학)는 예년에 비해 절반 이상 축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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