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회의 존재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다. 그리고 증거 범위는 단순히 연혼 구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우리 교회의 핵심 가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나는 당황한다. 왜냐하면 특별히 우리 교회라고 하여 다른 교회와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교회 주인은 예나 지금이나 예수그리스도라고 믿어왔기 때문에 지역 교회의 특수성보다는 우주적 교회의 보편성을 더 귀중하게 생각해온 탓이기도 하다.

나는 교회의 보편적 가치를 예배, 교육, 교제, 봉사, 선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다섯 가지 핵심 가치가 균형을 이루는 것이 건강한 교회라고 생각해왔다. 이것은 나의 확신이요, 움직일 수 없는 교회관이었다. 교회에서 녹을 먹은 지 벌써 27년째이니 어지간하면 신념 체계가 흔들리지 않을 때도 되지 않았는가. 그런데 마음속에 늘 이것은 아닌데,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전도는 교회의 존재 이유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는 그 해답을 주님의 지상 명령(마 28:18~20)과 대계명(마 22:37~40)에서 찾아야 한다. 부활하신 후 승천하시기 직전에 주신 주님의 지상 명령은 당신이 땅에서 보여주신 사랑의 실천(대계명)과 평행을 이룬다.

평행이라기보다는 사실상 정점에서 만나는 한 가지 명령이다. 사랑의 완성은 영혼 구원이요, 영혼 구원은 사람됨의 완성(대계명)이기 때문이다. 몸 없는 영혼도 없고, 영혼 없는 몸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 나는 복음 증거의 능력을 상실한 교회는 존재 의미를 상실한 교회라고 굳게 믿고 있다.

그런데 내가 생각했던 보편적 교회의 5대 핵심 가치(예배·교육·교제·섬김·전도)의 균형은 전도가 1/5의 프로그램으로 인식되기 쉬운 교회론임을 깨닫게 되었다. 영혼 구원(전도)은 교회가 행하는 프로그램의 일부가 아니라 교회의 존재 이유이다.

나는 이 깨달음을 만나는 사람마다 나누고 싶다. 특별히 교회의 대사회적 봉사 기능을 강조하면서 그것이 부족한 교회는 마치 가짜 교회인 것처럼 판단하는 오늘의 개혁주의적 흐름을 심히 걱정한다.

교회(성도)의 존재 의미는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것이다. 그리고 증거 범위는 단순히 영혼 구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참된 그리스도인이라면 어두운 사회에서 마땅히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일관된 가르침이다.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진 성숙한 삶의 모습이 복음의 증거 능력을 높이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오늘날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목사·장로·권사)의 삶 속에서 변화된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은 중론이다. 매우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나 문제는 교회의 부패와 무능을 목청껏 외치는 것이 대안인가에 있다. 그런가하면 성숙에 이르기까지는 기다림이 필요하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지 않은지 겸손한 성찰이 필요하다.

부패, 무능만을 외치는 게 능사인가

한때 우리는 "민족의 가슴마다 푸르고 푸른 그리스도의 계절이 오게 하자"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설렐 때가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이 말은 매우 순진한 사람들이나 열창하는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를 개혁의 목소리가 대신했다. 그러면서 전도의 열정은 식어갔다.

교회 개혁을 외치는 사람들은 심지어 내부 개혁은 불가하다고 생각하고 사회가 교회를 개혁해 달라고 요청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그러니 어찌 복음이 사회적 설득력을 얻을 수 있겠는가.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요 13:34~35)

예수님께서는 이 말씀을 십자가를 지시기 얼마 전에 하셨다. 새로운 공동체(교회)의 탄생을 앞두고 새 공동체를 지탱해줄 영적 에너지가 무엇인가를 가르쳐주신 것이다. 교회가 세상을 이길 방법은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이 서로 사랑할 때 세상은 놀란다. 세상에 사는 자신들이 경험하지 못한 '이상한 사랑'이 교회 안에서 성도들끼리 나누어지는 것을 보면서 놀란다. 세상 사람들은 자기 주변에 있는 이상한 공동체를 보면 놀라게 되어 있다. 놀람은 영적 각성을 가져온다. 이것이 세상(사람)을 그리스도께 인도하는 지름길이다.

왜, 전도가 안되는가? 많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핵심적인 것은 그리스도인들이 전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구두 전도로는 이제 사람들의 마음을 살 수 없다. 세상과는 다른 삶이 있어야 한다. 세상 사람들에게 다른 삶의 실체를 보여주어야 한다. 여기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한다.

교회 개혁은 가정교회로부터

그런데 대안은 무엇인가? 주님은 무엇을 가르쳐주셨는가? 성도들은 우리 안에서 실제로 나누어지고 있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친히 맛보고 세상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증거해야 한다. 어떻게 할까? 불신자(구도자)들은 스스로 교회에 오지 않는다.

   
▲ 강경민 목사.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이 집을 개방하고 거기서 진솔한 삶을 나누고 사랑을 나누기 위해 그들을 초청하면 사람들은 관심을 갖게 된다. 세상은 참된 사랑에 굶주려 있지 않은가? 이것이 초대교회(가정교회)가 가진 힘이었다.

가정교회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가시화할 수 있다. 거기에 가정교회의 역동성이 있는 것이다. 교회는 속히 가정교회(가정에서 모이는 소그룹)를 활성화해야 한다. 거기서 세상이 알지 못하는 경이로운 사랑을 경험해야 한다. 특별히 교회 개혁을 염원하는 사람들이 가정교회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전파되는 일에 헌신하기를 바란다. 당신 때문에 예수 믿고 구원 얻은 영혼은 누구인가? 신속하고 정직하게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건강한 교회, 건강한 성도는 끊임없이 복음의 재생산 능력을 갖고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서로 서로 섬기고 사랑하는 교회! 그 교회에는 어느 때고 반드시 새로운 성도들이 몰려올 것이다.

강경민 / 일산은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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