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교회아카데미 제1회 수련회 개최…로드십·조직·재정이 교회 '건강지수'

   
▲바른교회아카데미 김남호 기획팀장이 바른 교회상을 제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지난 4월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사랑의교회 안성수양관에서 두 개의 행사가 개최되었다. 2층에서는 '바른교회'아카데미 수련회가, 4층에서는 '바른목회' 세미나가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열렸다. 내용과 담는 틀은 다를지라도 '바른' 교회에 대한 간절함이 한국교회 한 구석에서 이렇게 표현되고 있었다.

저마다 교회가 건강하기를 바라지만, 건강함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기준은 제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그저 '바른 교회, 건강한 교회를 추구한다'는 선언만으로는 공허하다. 따라서 건강한 교회, 바른 교회의 구체적인 지표를 만들 필요가 있다. 그래야 지금 우리 교회가 건강한지 병들어 있는지 판단하고, 만약 문제가 있다면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애쓸 것 아니겠는가.

교회 사명부터 정립해야

그렇다면 바른교회아카데미(원장 김동호 목사)에게는 어떤 교회가 바른 교회일까. 바른교회아카데미 제1회 수련회에서는 크게 세 가지가 제시되었다. △건강한 로드십 △건강한 조직 △건강한 재정이 그것이다. 이 세 가지는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바로 교회의 사명이다. 교회가 자신의 사명을 설정하고 그 사명에 입각해 조직을 갖추고 재정을 편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 과제는 교회의 본질과 개교회의 특성에 적합한 3년 내지 6년 단위의 중장기 사명을 수립하는 것이다. 사명을 수립하는 데는 네 가지 원칙을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성경적이어야 한다 △명확해야 한다 △전수할 수 있어야 한다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향상교회는 △건강한 교회 △건강한 성도 △건강한 사회를, 일산광성교회는 △섬기는 교회 △인재를 양성하는 교회 △상식이 통하는 교회를 구체적인 사명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사명을 토대로 해서, 로드십은 향상교회(목사 정주채), 조직은 일산광성교회(목사 정성진), 재정은 높은뜻숭의교회(목사 김동호)가 연구 사례로 소개되었다(자세한 내용은 관련기사 참조). 주최측은 세 교회가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례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사례를 심도 있게 분석해서 각자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통찰력을 얻으라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각 교회 담임목사 인터뷰 동영상을 시청하고, 파워포인트로 정리한 내용을 살펴본 뒤, 분과 토의를 하면서 내용을 정리했다. 한 주제를 가지고 3시간 동안 다루었는데, 참가자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례로 제시된 교회와 자기 교회의 모습을 비교해서 받아들일 부분과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을 가려내어 문제점을 발견하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획팀 김남호 집사는 "집중적인 대화와 토론을 통해 얻는 것이 굉장히 많을 것이다. 목사 장로님들이 교회에서 교인들과 이렇게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대화하면 교회는 금세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도회에 사명선언서까지

   
▲30여 명의 참석자들이 건강한 교회의 사례를 들은 뒤 자기가 시무하는 교회에 적용하는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주재일
둘째 날과 셋째 날 오전에는 천안대 김동춘 교수와 고신대 양낙홍 교수를 각각 초청해 강의를 들었다. 목회 현장에 대한 고민과 대안을 모색하는 동시에 신학자들의 교회론 강좌를 통해 이론적으로 성찰하고자 하는 의도가 엿보였다.

김동춘 교수는 '양극적 교회론, 통전적 교회론, 대안적 교회론'이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교회는 구원 기관'이라고 하는 보수적 복음주의 교회와 '사회 참여가 교회의 본질적 사명'이라고 하는 진보적 에큐메니칼 교회로 양극화한 모습을 비판했다. 그리고 기존의 성장 논리를 유지한 채 사회 봉사적 교회관을 합하는 형태의 통합적 교회론으로는 한국 교회의 병리적 실체를 인식하고 근원적으로 교회를 쇄신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현존하는 교회상에 대한 근원적인 자기 해체적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교회 스스로 정체성을 명료하게 드러내는 방식을 통해 세상 속에서 대안 질서를 창출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양낙홍 교수는 '교회사에서 본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성경에서 바울이 말하는 교회는 '보편 교회'(모든 교회)인데, 한국 교회는 지나치게 개교회주의에 빠져 보편 교회에 대한 책임을 소홀히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보편 교회를 위해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저녁마다 기도회를 가졌다. 일그러진 한국 교회의 자화상을 내놓고 회개하고, 주님이 교회의 주인 되심을 실천적으로 고백하고 인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목사든 장로든 하나님 앞에서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하나님이 주신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간구했다. 물질에 대해 정직하고 검소하며, 어렵고 힘든 이들을 위해서 하나님이 주신 물질을 바로 사용하는 교회들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기도했다. 전략과 구조와 프로그램보다 더 중요한 것이 하나님이 교회 지도자들의 마음을 바꾸고 붙잡는 것이라는 고백을 한 셈이다.

둘째 날 저녁에는 목사와 장로가 역할을 바꾸어 연기하는 역할극을 하면서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는 시간도 가졌다. 마지막 날 아침에는 결단의 시간을 가졌는데, 참석자들이 사명선언문을 작성해 발표하면서 3일간 집중적으로 연구한 내용을 정리해 목회 현장에서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처음 해보는 탓인지 사명선언서 내용이 구체적이지는 않았다.

1년 전부터 준비

이번 수련회는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지난해 10월 창립한 후 6개월 만에 첫 작품을 선보이는 장이었다. 시간상으로는 6개월이 걸렸지만, 높은뜻숭의교회가 지난해 5월부터 팀을 만들어 준비했으니 사실상 1년이 걸린 셈이다. 기업 경영인, 변호사, 목회자 등 5명이 1년간 매주 금요일 밤마다 모였다. 처음에는 높은뜻숭의교회를 위한 모임이었으나, 논의 과정에서 한국교회 전체를 위한 사역으로 확대되었다. 팀이 구성되고 3개월 준비 끝에 건강한 교회에 대한 초안이 나왔고, 그것을 수정 보완해 지난해 10월 바른교회아카데미가 창립할 즈음에 첫 번째 버전이 나온 것이다. 그때 건강하고 바른 교회가 되기 위한 주제를 일곱 개 정했으나, 이번 수련회에서는 우선 세 가지를 소개한 것이다.

주최측은 수련회가 회를 거듭할수록 훨씬 정교하고 현실 적용이 가능한 프로그램들로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원장 김동호 목사는 “처음에는 젖은 땔감에 불을 붙이는 것처럼 힘들겠지만, 언젠가 불이 붙어서 활활 타오를 때까지 할 것이다”라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얼마나 좋은 콘텐츠로 진화할지, 더불어 바른교회세우기운동이 어떻게 바람몰이를 일으킬지 지켜보아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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