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선교 현장 사례 / 방주교회 성석교회 높은뜻숭의교회 성터교회

사회선교를 꿈꾸는 교회는 많다. 하지만, 교회 어른들의 눈치와 어떻게 해야 될 지 몰라 아예 시작조차 못하는 교회도 많다. 아직 복음주의권에서 이것이 사회선교다라는 모델은 없다. <복음과상황>은 현재 사회선교를 하고 있는 교회들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방주교회…사회 이슈, 교회개혁 주제로 심층 토론

   
▲ 방주교회 '공물정하'팀이 토론을 하고 있다. 이 팀은 교회 세습 등 민감한 주제들을 가지고 토론하고그 내용을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방주교회
방주교회(예장통합·목사 권영복)는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있는 전형적인 지역 교회다. 청년부에 사회선교 팀이 공식사역 팀으로 인정받게 된 것은 올해부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보육원 방문 및 노숙인 예배지원 사역을 하는 '하당사'(하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팀, 장애인 목욕봉사 사역을 하는 디아코니아 팀, 사회 현안과 교회 개혁을 주제로 쟁점토론 및 세미나 등을 주최하는 '공물정하'(공의를 물같이 정의를 하수같이) 팀이 개인 헌신을 바탕으로 유지되다가 올해 들어와 사회선교 팀으로 통합되었다.

공물정하 팀은 '여성' '교회 세습' '전도전략 이대로 좋은가' '정치 개혁'을 주제로 선정해 토론하고 내용을 알리는 활동을 했다. 총선 때는 기독교유권자운동에서 요청한 내용을 드라마 팀에 의뢰해 방주교회 청년들의 선거 참여를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교회 대부분이 그렇듯 방주교회 역시 초기에는 사회선교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 그래서 일을 추진할 때마다 청년들을 설득해 재정을 확보하고, 사람 모으는 일을 일일이 해야만 했다.

이동규씨(방주교회 사회선교팀장)는 "개인의 자발적 사회봉사 모임에서 공적인 사역 팀으로 들어오는 2~3년 동안은 지칠 정도로 설득의 연속이었다"라고 말했다. 교역자 지원 없이 선배 헌신만으로 지탱해온 사역이 교회에서 얼마나 자리 잡기 어려운지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사회선교 팀이 청년부 공식 사역 팀으로 인정받으면서 재정이나 홍보, 행정 등을 지원받는데 수월해졌다. 팀이 확보한 재정으로 사회선교팀 활동을 담은 동영상을 제작했다. 그리고 정부나 기업이 추진하는 사회복지 프로젝트에 지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디아코니아 팀이 보육원 지원 사역을 하는데 재정 확보가 쉽지 않아 SK그룹에서 모집하는 대학생 자원봉사 지원 프로젝트에 응모했다. 떨어지기는 했지만 계속 공모에 지원할 계획이다.

그러나 청년부 내의 위상은 높아졌지만 소수의 초인적 헌신을 바탕으로 유지되는 구조는 여전하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청년부 여름수련회를 사회봉사캠프로 갈 계획이다. 그리고 내년 겨울에는 자체적으로 사회선교대회를 열어 청년들에게 사회선교에 대한 의식을 심어줄 생각이다.

성석교회…화요일 밤마다 영등포역 노숙인 도와

   
▲ 성석교회는 주로 노숙인을 지원하거나 지역에 독거노인들을 돕는 일을 통해 선교를 한다. 매주 화요일 밤 12시에 영등포역에 가면 노숙인들을 위해 밥을 퍼주고 있는 그들을 볼 수 있다. ⓒ사진제공 성석교회
성석교회(목사 최학곤) 청년 모임에서 사회선교 팀이 만들어진 것은 지난해 여름. 사회선교의 중요성을 절감한 청년부 전도사와 제자들이 1년의 준비 과정을 거쳐 사회선교 팀을 만들었다. 교회가 있는 서울 화곡동 지역을 구체적으로 섬기고 봉사하려는 마음에서 시작해 현재 청년 2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성석교회 사회선교 팀은 지역 노방전도팀, 노숙인 지원팀, 독거노인 사역팀으로 나누어져 있다. 노숙인 지원팀은 매주 화요일 밤 12시에 영등포역으로 나가 새벽 3시에 들어온다. 청년 20여 명이 광야교회 노숙인 사역을 돕고 있다.

현장 실천 사역 외에도 이들은 사회선교에 대해 공부하는 시간을 갖는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는 △신문읽기 △사회과학 및 현대사 등 독서 토론하기 △사회선교 잘하고 있는 교회 방문하기 △기독청년아카데미 참석하기 등을 통해 모자란 부분을 채우고 있다.

오는 6월25일에는 화곡동, 목동 지역에 있는 교회 네 곳과 청년부 연합예배를 드린다. 25년 동안 연합체육대회를 가져왔던 지역 전통이 있는데, 체육대회를 넘어 지역 사회를 섬기기 위한 지역교회 청년연합 모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또한 통일, 북한선교에도 관심을 기울일 예정이다. 그래서 북한 선교에 뜻이 있는 지체와 금강산 통일 기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체적인 날짜가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지역 독거노인을 위한 반찬 지원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화곡동사무소를 통해 독거노인 30명에게 1년 동안 반찬을 제공하는 일인데, 지역 독거노인과 자매 결연을 맺어 지속적으로 도울 계획이다.

높은뜻숭의교회…관공서와 손잡고 자활 음식점, 세차장 운영

   
▲ 높은뜻숭의교회의 사회선교는 지역 관공서와 함께 한다. 이 교회는 중구청과 함께 자활후견기관을 설립하고 저소득 주민들의 자활을 돕고 있다. ⓒ사진제공 높은뜻숭의교회
서울 중구에 있는 높은뜻숭의교회(예장통합·목사 김동호)는 2004년 4월1일 사회복지법인 중구자활후견기관을 설립했다. 중구 지역의 실직자 및 저소득 주민들의 자활과 자립을 중구청과 함께 지원하는 기관이다.

첫 번째 사업으로 교회 인근에 '김밥천국'이라는 분식집을 열었다. 높은뜻숭의교회는 이 분식집에 돈 8천만 원을 지원하고, 운영 책임을 맡았다. 구청에서는 재료비와 인건비, 사업비, 운영비, 임대료 등 모든 재정을 지원했다. 그러나 이 돈도 무보증 대출을 해준 것이기 때문에 나중에 돌려받을 수 있다.

자활 훈련을 통해 선정된 12명은 이곳에서 일하며 한 달에 월급 80만 원을 받는다. 가게 수입은 모두 은행에 저금해 3년 뒤 이들의 창업 자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지금 예상대로라면 이들은 약 5천만 원을 창업 자금으로 받게 된다.

또한 가게 운영에 필요한 재정을 정부에서 지원해주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다. 장소가 학교 부근이어서 방학에는 장사가 안 될 때도 있지만, 높은뜻숭의교회 교인들이 식당을 이용해 미흡한 부분을 채워준다.

높은뜻숭의교회는 세차장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자활근로자 8명이 일하고 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손님이 없어 고민이 많았지만, 지금은 교회 근처에 있는 회사에서 계약을 맺으러 온다. 세차를 잘한다는 소문이 퍼졌기 때문이다. 또 주일이면 교인들이 단체로 세차를 맡기기도 한다.

이밖에도 '밑천나눔운동'을 함께 하고 있다. 밑천나눔운동이란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극빈층에게 소규모 창업 자금을 무담보 무보증으로 빌려주는 빈민대출은행이다.

이 운동은 '그라민뱅크'(1976년 방글라데시 경제학자 유너스에 의해 시작, 빈민층에게 무담보 소액 대출을 해주는 은행이다. 지금은 지점 1천2백 곳, 3백만 명이 가입한 대형 은행으로 성장했다―편집자 주)를 모델로 시작했다. 그러나 높은뜻숭의교회는 도시에서 그라민뱅크 모델을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보고 있다. 이미 몇 사람에게 시도해보았지만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모델을 도시 상황에 맞게 바꿀 예정이다.

성터교회…부채탕감운동으로 '지역 교회상' 받아

   
▲ 성터교회는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헌신을 하는 교회다. 기윤실이 선정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교회상을 받기도 했다. 모든 교회 구성원들이 지역사회 봉사에 앞장서고 있다. ⓒ사진제공 성터교회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에 있는 성터교회(예장재건·목사 방인성) 역시 지역 관공서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성터교회가 지역사회 선교에 관심을 가진 것은 7~8년 전. 방인성 담임목사가 오면서부터다.

처음 시작할 때는 일부 교인의 반발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보다 든든한 후원자로 변했다. 성터교회에서 몸으로 사회선교를 하는 것은 생활 팀이다. 생활팀은 50대 이상 교인들로 구성된 사회봉사 팀인데, 이들은 인근에 있는 이대동대문병원 사역과 지역 독거노인 목욕시키기, 동사무소와 연계해 지역 빈민층을 위한 사역을 하고 있다.

생활 팀은 일주일에 네 번 병원을 찾는다. 화요일에는 병원 환자들에게 책을 빌려주고, 수요일은 환자들을 목욕시킨다. 금요일에는 병원 물품을 정리하고, 일요일에는 주일예배를 병원에서 드린다.

생활 팀의 봉사활동 가운데 지켜야 할 철칙이 하나 있다. 성터교회라는 것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다. 간혹 물어보는 사람이 있으면 성터교회에서 나왔다는 것을 말하지만,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는 않는다. 물론 교회에 나오라는 이야기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무조건 퍼주기만 하면 뭐하냐는 교회내 불만의 목소리도 많았지만, 지금은 그것이 교회가 지역 사회에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다.

성터교회는 지난해 교회 창립 50주년을 맞아 △부채탕감운동 △밀린 공과금 내주기 △공부방 사역 등 사회선교를 시작했다. 이런 사회선교를 인정받아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선정하는 2005년 '지역 교회와 함께하는 교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기윤실은 선정 이유에 대해 "구약에 나오는 희년의 정신을 실천하기 위해 고안한 부채탕감운동은 한국 교회에서는 극히 찾아보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인들은 아직도 할 일이 많이 있다고 이야기한다. 생활팀 회계를 맡고 있는 배태옥 집사(나이)는 "성터교회가 일을 많이 하는 것처럼 언론에 비쳐졌는데 부끄럽다"라며 "더 열심히 봉사와 구제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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