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아카데미 가을 강좌 … 교육내용과 저변 확장되어 전국화 기대

기독청년아카데미가 문을 연지 한 해 만에 기독청년들을 위한 이론과 실천의 장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작년 가을부터 계절별로 한 번씩 개최한 아카데미를 거쳐 간 수강생은 총 850여 명이고, 중복을 제외하면 550여 명이다. 특히 올해 9월 시작한 가을학기 수강생을 살펴보면 기독청년들에게 저변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번 학기에 수강하는 260여 명 중 반 이상은 처음 참여했다. 또 60여 명은 1회 강좌부터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각 교회와 캠퍼스에서 다른 이들에게 강좌를 소개하면서 함께 수강하는가 하면 학기마다 새로운 강의를 듣고 있다. 그러다보니 두세 과목씩 공부하는 열혈 수강생도 40여 명이나 된다.

수강생들은 선교단체나 교회에서 성서와 기독교세계관을 배워온 이들이다. 이들에게 기독청년아카데미의 강좌들은 성서를 기초로 역사와 정칟경제 각 분야에 대해 총체적으로 사고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박찬주 연구실장(학원복음화협의회 캠퍼스사역연구소)은 더 깊은 공부를 원하는 선교단체 학생에게 기독청년아카데미 강좌를 소개하곤 했다. 캠퍼스사역연구소가 9월에 발간한 자료집 <Evangelical Generation> (2005 Summer +Autumn)에는 양진일 연구실장(청년성서연구원)이 기독청년아카데미에서 행한 기독교세계관 강의를 수록했다. 박 실장은 이 강의가 “기독교세계관을 삶에 적용해온 내용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생활현장에서 일어나는 질문을 해소해준다”고 소개했다.

아카데미의 각 강좌는 저마다의 강점으로 기독청년들에게 다가갔다. ‘신·구약 성서의 맥’, ‘창세기’ 등의 성서강좌는 하나님나라가 성서에서 어떻게 실현되어 왔는지 밝히며 삶에서 구체적인 적용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성서인물과 나누는 새로운 대화’는 성서 속에서 소외되었던 여성의 이야기를 여성의 관점으로 재해석한다. ‘한국근현대사’, ‘현대북한의 이해’, ‘토지와 경제 정의’ 등의 강좌는 이 땅의 역사와 정칟경제적인 문제를 구체적으로 고민하며 살아가도록 돕는다. 김종희 대표(뉴스앤조이)는 ‘변혁적 삶을 돕는 글쓰기’를 강의하며, 수강생들이 쓴 글을 첨삭지도를 한다.

이론에서 실천까지 망라된 과정들

‘사회선교마당’은 이론과 실천을 함께 모색하도록 돕고 있다. 그동안은 기독NGO 중심으로 방문해왔으나, 이번 학기에는 참여연대·녹색연합·인권운동사랑방 등 일반NGO도 방문한다. 첫 시간인 9월 10일에는 참여연대를 방문했다. 죠이선교회 출신인 장정욱 간사(참여연대 시민참여팀)는 기독청년들에게 참여연대의 활동을 소개하면서 시민단체의 활동이 신앙과 충돌하지 않겠냐는 등의 질문에 응답해 주었다. ‘NGO따라잡기’ 강좌는 김한기 팀장(경제정의실천연합 경제정책팀)이 10여 년간의 활동경험을 바탕으로 시민단체의 현황과 과제를 소개해 시민운동가를 꿈꾸는 수강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아카데미에서 만난 수강생들은 매학기 두 번씩 1박 2일로 마련한 MT에서 교제하는 시간을 갖는다. 강의만 들으면 자칫 서먹해지기 쉬운 수강생들끼리의 만남을 깊게 만들어 주고 하나님나라를 일구고자 소망하는 이들에게는 동지를 만나는 소중한 기회이다.  우영호 간사(학생신앙운동·SFC)는 “현장에서 살아가는 이들과 교제하면서 대학생이 경험하지 못하는 실제적인 삶의 고민을 나눌 수 있어서” 학생들과 함께 매회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포럼을 통해 사회현안을 함께 고민하는 것도 아카데미의 중요한 기획 중 하나이다. 올해 4월 29일 대학가에서 친일청산 논의가 확산되었을 때, 아카데미는 ‘친일청산 물결과 함께하는 기독청년의 고뇌와 실천’이라는 포럼을 열었다. 기독청년들이 한국교회와 사회의 친일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으면서 이 땅의 역사를 돌아보고 책임 있는 역사의식을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 8월 19일에는 ‘동북아 정세의 변화와 통일운동의 과제’를 주제로 통일을 꿈꾸는 기독청년으로서의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아카데미를 대중적으로 확산시키는 데는 수강료가 저렴한 것도 한몫했다. 처음부터 수강료를 얼마로 정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으나 학생과 NGO 활동가, 선교단체 간사 2만 원, 직장인 4만 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NGO 활동가와 선교단체 간사, 그리고 교회리더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었는데, 현재 주된 참여 층이 이들인 것을 보면 적절한 결정이었음을 알 수 있다.

아카데미는 장학제도를 통해 선교단체 간사와 기독NGO 활동가를 후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두레교회(목사 오세택) 등 4개 교회가 후원교회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후원만 하는 게 아니라 교인들도 적극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수강생 중에 자발적으로 장학위원으로 참여하는 이들이 나서면 재정구조는 더 든든해질 것이다.

수강생들 가운데 20여 명은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공부만하는 것이 아니라 아카데미 기획과 운영에 주체적으로 논의하고 함께 고민한다.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이들은 앞으로 현장에서 활동한 것을 바탕으로 다시 강사로 참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아카데미의 전국화 내다본다

지방에서도 강좌를 개설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지면서 전국적인 확산도 기대하고 있다. 5회 강좌에 들어서면서, 부산에서는 김기현 목사(부산수정로교회)의 ‘기독교세계관’ 강의와 김형기 목사(경주팔복교회)의 ‘한국근현대사’ 강의가 각각 20여 명이 참여하는 가운데 열리고 있다. 수원에는 구교형 사무국장(교회개혁실천연대)이 강의한다. 부산의 경우 지역의 활동가들과 강사가 결합해 강좌를 열게 된 것이다. 안기홍 사무국장(기독청년아카데미)은 “부산과 수원 이외의 지역에서도 강좌를 열어달라는 요청이 있는데 서울에서 강사를 파송하는 방식보다는 그 지역에서 준비된 강사가 나서서 강좌를 여는 방향으로 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방식이 기독청년아카데미가 전국으로 확산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보고 있다.

기독청년아카데미는 지역적 확장뿐 아니라 에큐메니컬 진영과의 연대도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는 강사들과 수강생들이 주로 복음주의권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까지 복음주의권으로 한정되지는 않았다. 진보진영에서 활동해온 정강길 연구원(화이트헤드학회 연구원)은 ‘세계와 기독교 변혁을 위한 현대신학’ 등의 강의를 맡아왔다. 또 ‘기독운동론’에서는 복음주의와 에큐메니컬 운동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기독운동의 역사로 함께 받아들이고, ‘하나님나라운동과 공동체운동’에서는 양측의 공동체운동을 하나님나라운동 사례로 함께 소개하며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분석했다. 앞으로는 에큐메니컬 진영과 더 적극적인 교류를 희망한다. 최철호 운영위원장(기독청년아카데미)은 “앞으로 에큐메니컬 진영의 강사가 참여해서 강의에서 이들의 성과들을 더 많이 담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기독청년아카데미는 지난 해 9월 청년성서연구원, 교회개혁실천연대, <뉴스앤조이>가 함께 연대하여 출발했다. 한 해가 지난 지금 더 많은 기독청년과 만나기 위해 폭넓은 내용의 강의를 갖추고 전국으로 확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아카데미에서 공부한 수강생들이 공부하고 실천한 것을 후배를 다시 교육하고 후원하는 아름다운 만남이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구독안내

이 기사는 유료회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 온라인구독 회원은 로그인을 해주시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유료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월 1만 원 이상), 온라인구독(1년 5만 원) 회원이 아니시면 이번 기회에 〈복음과상황〉을 후원, 구독 해보세요.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