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목사 결단과 교인 총의로 후임 선정…대학선교단체 출신 40대 리더십 등장

   
▲ 서울 용산구 후암동 언덕위에 자리잡은 금성교회. 이 교회는 올해 그 이름처럼 샛별처럼 빛나는 세대교체를 이뤄냈다. ⓒ뉴스앤조이 이승균
금성교회(서울 용산구 후암동 123-2)는 후암동 언덕 위에 높다랗게 솟아 있는 십자가 첨탑과 붉은색 벽돌로 쌓아 올린 예배당을 지닌 녹록치 않은 전통과 역사성이 느껴지는 교회다. 예배당 모양새는 물론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 소속인 점에서도 보수성이 물씬 풍긴다.

그러나 이 교회는 지난 8월 27일 여느 보수적 교회에서는 쉽게 찾아 볼 수 없는 민주적 세대교체를 일궈냈다. 원로목사가 후임자 선정에 거의 절대적 권한을 행사하는 관행(?)을 타파하고, 전체 교인들의 공정한 투표 끝에 대학선교단체 IVF(한국기독학생회) 대표간사를 지낸 올해 43세의 젊은 목사를 새 담임으로 선출한 것.

금성교회 사례는 예장합동의 일부 지도자급 목회자들이 아들에게 담임목사직을 세습한 것과는 매우 비교되는 부분이다. 특히 32년간 금성교회 담임목사로 사역했던 이종규 목사(69)는 아들이 목사임에도 불구하고 ‘세습 불가' 방침을 원칙적으로 천명하고, 모든 절차를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진행시켰다.

이 목사의 이 같은 원칙 때문에 △IVF 대표간사 △대덕연구단지 내의 대덕제일교회 담임 등 평범하지 않은(?) 경력을 지닌 전두선 목사는 무려 35명의 후보자들 사이에서 금성교회 3대 담임이 될 수 있었다.

   
▲ 아름다운 세대교체의 주인공인 원로목사와 새 담임목사. ⓒ뉴스앤조이 이승균
지난해 10월 담임목사 청빙위원회를 구성한 금성교회는 후보자 36명 중 1차와 2차 심사를 거쳐 3명으로 압축한 후, 전체 교인들이 참가한 공동의회서 다득표를 얻은 후보를 최종 낙점하기로 결정했다. 올 2월 공동의회 투표 결과는 1위와 2위 간의 표차가 불과 3표밖에 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누구든 표를 많이 얻은 후보가 당선된다는 원칙은 흔들림 없이 관철됐다.

금성교회가 원로목사의 사심 없는 원칙과 교인들의 단결된 힘으로 32년 만의 세대교체를 무난히 달성한 것은, 52년의 전통을 계승하고 21세기 새로운 변화와 비전을 수용하는 단계로 승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종규 원로목사는 “정년이 1년 6개월이나 남아 있지만 일찍 후임자를 결정한 것은 교인들의 변화의 욕구를 수용하기 위한 것이다”고 말하고 “후임자의 목회방침에 왈가왈부하기보다는 하루빨리 교인들로부터 존경받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용히 지켜볼 것이다”고 밝혔다.

올 8월 위임식까지 마친 전두선 목사는 과거 청년 대학생과 대덕연구단지 연구원 및 대학원생 대상의 특수 영역 목회에서 일반 목회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매우 신중하면서 의욕적인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그는 “과거에 맛보지 못했던 큰 도전과 은혜를 즐기고 있다”며 “금성교회의 과거 역사와 전통의 힘을 건강한 변화의 흐름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또 전 목사는 “아직 생소하고 젊은 리더십의 등장으로 기존 교인들이 겪을지도 모르는 ‘목회적 문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전통의 장점을 슬기롭게 살리면서 각 삶의 영역에서 평신도의 역할을 강조해 나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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