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청년아카데미 '복음의 눈으로 현대 사회 문제 읽기' 김형원 목사 인터뷰

   
▲ 김형원 목사는 '복음의 눈으로 현대 사회 문제 읽기' 강좌를 통해 사회 이슈를 토론하면서 성경이 삶과 신앙의 표준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김동언
'동성애, 낙태, 안락사, 양심적 병역 거부, 신자유주의'. 이런 주제들은 교회에서 말하기 껄끄러울 수도 있고 무겁기도 하다. 전문 지식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김형원 목사(하.나.의.교회)는 설교 시간에 가끔 언급하기도 하지만 따로 시간을 잡아서 깊이 있게 함께 고민할 필요를 느꼈다고 말했다. 1월 2일에 개강하는 제6회 기독청년아카데미 강좌 '복음의 눈으로 현대 사회 문제 읽기'를 통해 기독 청년들과 현대 사회 윤리의 첨예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강좌를 앞두고 김형원 목사를 만났다.

황우석 교수의 연구로 인한 생명 윤리 문제는 심각한 사태로 가고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도 논란이 뜨거웠다. 이런 주제들은 온라인에서 토론이 활발하다. 김 목사는 기독 청년들도 분명히 참여했을 텐데, 교회에서 말하지 않는 것을 보니까 장이 없어서인 것 같다고 말했다.

"청년들이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이 높을 것 같은데 교회에서 잘 표현하지 않는다. 그런 훈련이 안 됐기도 하고 내놓고 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무엇보다 한두 마디로 끝낼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강좌를 통해 함께 고민하려고 한다."

김 목사는 사회적 주제를 다루는 것이 기독교 세계관을 구체화하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스도인은 사회가 발전하면서 떠오른 새로운 문제에 답변하라고 요구받는다. 이는 사는 방식이나 행동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슈는 윤리의 문제다. 윤리의 문제는 정답을 주는 것이라고 보는 선입견이 있다. 율법주의라는 편견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윤리적 결단을 내릴 때 고민 없이 결단할 수 있을까. 김 목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고민을 충분히 하지 않는다면, 일반인들과 똑같이 행동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세계관의 '구체화'로 윤리를 만나자

복음주의 교회에서 개인 윤리를 강조하고, 사회 이슈는 적용 거리로 가끔 등장한다. 김 목사는 "그리스도인이 평균적인 한국인이 결정하는 대로 그냥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어떤 문제에 대해 비판하고 지적할 수 있지만, 성경적 근거나 대안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답을 찾을 수 없더라도 함께 고민해보는 것은 중요하다고 했다.

김 목사는 '복음의 눈으로 현대 사회 문제 읽기' 강좌를 통해 △삶 속에서 신앙과 신학을 현실화하고 △구체적으로 적용하는 작업까지 다루면서 세계관 논의를 완성하고 △이슈를 통해 성경이 삶과 신앙의 표준이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성경에 대해 잘 아는지 돌아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답이 이거라고 뻔하게 나올 것 같은데 논의하다 보면 자기 의견이 의심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낙태에 대해서도 복음주의권에서만 12가지 주장이 있다. 그는 동성애에 대해 논의하면서 성경에 대해 더 관심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원 목사는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논의하는 훈련을 쌓으면서 나중에 전문 영역에서 일하고 정책을 만들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여러 사회 문제에 대해 입장을 표한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안에 성경 자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성경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는 복음주의 신학은 원리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하고, 진보주의는 본문과 성경 자체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성경에서 기독교적인 원리와 정신을 추출하려면 몇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직접적인 결론이 바로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복음주의권에서 학제 간 연구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생명 윤리에 대해 논의하면서 의학과 생물학의 도움 없이는 내용을 잘 모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인권 전문가들의 이야기도 들어야 한다. 그는 목사들이 섣불리 결론내고 성도들에게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동성애와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를 예로 들었다. 동성애의 경우 성경에서 해당 구절이 있기는 하지만,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의 성과가 있으니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결론에 쉽게 도달하기보다 구체적으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성경 해석도 다양하다. 동성애 관련 구절에 대한 본문을 살펴보기 전에 선입관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심적 병역 거부도 마찬가지다. 먼저 이슈와 성경이 연결되는 고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양심적 병역 거부 문제에서 인권과 평등의 문제 그리고 안보에 관한 원리를 추출한 뒤 서로 다른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여러 사례를 놓고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경에서 명확한 구절이 없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훨씬 겸손해야 한다. 단계마다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동체에서 함께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리는 뻔한 대답의 반복?

강의는 매주 발제자 2명 정도가 각기 주제에 대해 발표하고 질의하고 응답한 뒤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김 목사는 경제학, 생물학, 사회학 등 다양한 전공에 있는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답을 찾는 게 목적이 아니라, 이런 주제를 활발하게 토론하는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런 사회 이슈에 대해 집중적으로 논의하면서 현안에 닥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낙태 문제도 고민이 없으면 결국 실용주의적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운동에 관심이 있다면 온라인에서 의견을 개진하는 것도 좋겠다고 했다. 설득력 있게 전개한다면 정책 결정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 구체적으로 운동하는 NGO와 협력해야 할 필요성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유주의 문제를 고민하면서 농민들의 심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신학적인 기본 지식 없이는 충분히 논의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관 논의에서 신학에 대한 논의로 넘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관 논의도 결국 신학이기 때문이다. 그는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있을 때 신앙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독교 윤리에 대한 기초 개념을 닦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사랑, 정의, 평등, 평화, 공동체, 하나님의 속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6회 기독청년아카데미는 1월 2일 개강해서 8주간 진행된다. 총 9개의 강좌 중 '복음의 눈으로 현대 사회 문제 읽기'는 하.나.의.교회에서 매주 월요일 오후 7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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