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교회, 목사와 교인 갈등으로 1년 째 주일 예배 못 해…노회, "공정하게 판결할 것"

   
▲ 나 아무개 사모(왼쪽)가 찬양을 부르는 교인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대고 있다. 뒤에서 사진 찍은 이는 이용철 목사의 아들. (사진제공 한샘교회 교인)
한샘교회(예장통합·경기도 양주시 삼승동)에서는 지난 2004년 11월부터 매 주일 진풍경이 벌어진다. 예배당 한 쪽에서는 이용철 담임목사를 반대하는 30여 명의 교인들이 찬양을 부르고 있고, 다른 한 쪽에서는 담임목사와 그의 가족들이 찬양을 부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예배가 파행으로 치닫는 것은 당연한 일. 양 쪽의 충돌로 수 차례 경찰이 출동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1년 넘게 교회가 시끄럽다보니 이제 동네 사람들도 이름만 대면 다 알 정도다.

이들이 예배를 제대로 드리지 못하는 이유

도대체 무슨 사연이기에 교인이나 담임목사나 교회에서 예배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일까. 사건은 2004년 1월부터 시작된다. 2004년 당시 한샘교회를 나오는 교인의 숫자는 장년만 70여 명. 100명도 안 되는 교회지만, 설립 26주년을 맞은 전통 있는 교회다. 이용철 목사는 1998년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교인들은 담임목사와 갈등을 빚게 된 원인의 상당 부분이 나 아무개 사모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모가 교회 일 어느 것 하나 간섭하지 않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이들은 사모의 간섭이 너무 과도하다고 했다. 사모의 언행으로 상처 받고 떠난 교인만 40여 명에 이를 정도라는 것이다. 그래서 교인 수도 30여 명으로 줄었다. 교인들은 사모에 대한 불만을 담임목사에게 얘기했지만,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 이 목사가 교육관의 전기를 끊자, 교인들이 촛불을 켜고 기도회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샘교회 교인)
급기야 교인들은 2004년 1월 열린 공동의회에서 이용철 담임목사에게 사임해줄 것을 요구한다. 이들은 이 목사 역시 '교인들이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면 사임한다'며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약속을 지키지 않자, 교인들은 2004년 12월 12일 제직회 및 임시교인총회를 열어 담임목사 불신임을 만장일치로 결의했다. 이보다 앞선 11월에는 교인 30여 명이 서명해 이 목사에게 제직회와 임시교인총회를 열어달라고 부탁했지만, 이를 거절하자 임시교인총회를 연 것이다.

담임목사 불신임을 결의한 교인들은 이 목사와 한샘교회가 속해 있는 강북노회에 이 결과를 통보했다. 그리고 12월 19일부터 이 목사의 설교를 거부하고, 주일 예배를 찬양을 부르는 것으로 대체했다. 이 목사 역시 교인들에 맞서 한 쪽에서 예배를 했다. 교인들은 목사를 따르는 교인의 숫자는 가족을 포함해 10여 명 정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반해 담임목사를 반대하는 교인은 30여 명.

교인을 더욱 격분하게 만든 것은 목사 불신임안이 통과된 뒤에 보여준 이 목사의 태도다. 한샘교회의 집사 숫자는 2002년에는 41명, 2003년에는 37명, 2004년에는 28명 이었다. 그러나 2005년 새해 첫 주보를 받아 본 교인들은 깜짝 놀랐다. 2005년 집사를 주보에 공고하면서, 다섯 명만 집사로 임명한 것이다. 교인들은 집사로 임명된 다섯 명이 이 목사를 지지하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머지 23명의 집사들은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한 채, 집사 직분을 박탈당했다.

더욱 황당한 것은 나 아무개 사모의 태도. 나 씨는 담임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이 예배를 하면 얼굴 바로 앞에 자신의 얼굴을 들이대고, 노려보는 등의 행동을 했다. 또 교인들에게 저주를 하는 등의 행동으로 불쾌감을 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쌀도 가져가고, 전깃불도 끊고

   
▲ 교인들은 한샘교회의 분쟁이 나 아무개 사모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샘교회 교인)
이 뿐만 아니다. 갈등이 계속되자, 이 목사는 아예 교육관의 전기와 수돗물도 끊었다. 교육관은 교인들이 주일 예배 뒤 모여 점심을 먹고, 주일 저녁이나 평일에 모여 기도도 하는 곳이다. 교인들은 전깃불은 물론 자신들이 먹는 쌀까지도 다 가져갔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교인들은 촛불을 켜 놓고 주일 저녁 예배를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사모가 화재의 염려가 있다며, 기도회 도중 들어와 촛불을 끈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교인들은 헌금 배임 의혹도 제기했다. 한샘교회는 건축헌금과 장학헌금·선교헌금·교회발전헌금·일반회계헌금 등을 다섯 개의 통장으로 분산해 관리해왔었다. 교인들은 이 목사가 분쟁이 한창이던 2004년 12월 회계집사도 모르게 이 통장 중 네 개를 분실신고한 뒤 재발급 받아 약 500만 원의 헌금을 임의로 인출해갔다고 주장했다.

분쟁이 계속되자 교인들은 상회 기관인 강북노회에 호소했다. 그러나 강북노회 재판국은 1년이 넘도록 판결을 내리지 않고 있다. 노회 재판국의 한 관계자는 "회기가 바뀜에 따라 재판국원도 변경돼 판결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며 "조만간 판결을 내릴 것이다"고 말했다. 또 "조사 결과 목사의 잘못이 드러나면 목사 역시 처벌을 받을 것이다"며 "공정하게 재판을 할 것이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용철 목사는 "지금은 노회에서 재판 중이기 때문에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재판이 끝난 뒤 모두 다 말하겠다"고 밝혔다.

한샘교회와 관련한 재판은 2월 10일 열린다. 교인들은 하루 빨리 노회가 교회를 정상화 시켜주길 바라고 있는 상태이다. 강북노회 재판국 역시 공명정대한 판결을 내리겠다고 공언했다. 2월 10일 재판이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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