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 말씀은 창조의 수단이 아니라 창조의 내용이요 본질이라는 이야기다. 동시에 세상은 단순한 물질 덩어리가 아니라 말씀 덩어리라는 걸 암시한다.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사람은 단순히 말씀 덩어리가 아니다. 말씀 덩어리를 넘어 말씀을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존재요, 말씀이신 분과 소통할 수 있는 대화적 존재다. 말씀을 통해 말씀 덩어리인 세계와 자신을 알 수 있도록 만들어진 존재다. 때문에 말씀을 듣지 않으면 세상도 모르고 나도 모른 채 죽음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 다른 피조물은 말씀을 담고 있으면 그만이다. 굳이 말씀을 읽고 이해하지 않아도 사는 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사람은 말씀을 담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말씀을 듣고 읽어야 한다. 그래야 사람답게 살 수 있다. 말씀으로 가득한 세상과 삶을 이해하며 살 수 있다.
- 기자명 정병선
- 222호 (2009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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