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호 커버스토리]

엄마가 외출을 했습니다. 고향 친구 둘째딸 결혼식이랍니다. 부모님이 누군가의 결혼식을 다녀온 날이면 ‘30대 후반 비혼 여성’은 숨도 크게 쉴 수 없습니다. 부모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면 ‘화풀이 등짝 스매싱’을 당할 수 있습니다. 엄마의 외출이 끝나기 전 촛불처럼, 연기처럼 ‘꺼져주는’ 것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효도일 것입니다.

집 밖을 벗어나면 안전할까요? 그럴리가요. “아직 좋은 소식 없어?” 오랜만에 만난 선배가 선제공격을 합니다. “사는 것 자체가 좋은 소식이죠”라며 방어하지만 역부족입니다. “그러니까 눈 좀 낮춰~.” 연속 공격에 마음이 화르륵 달아오르지만 “저렇게 드세니 시집을 못갔지!”라는 확신에 찬 선언을 듣기 싫다면, 영혼 없는 웃음이라도 지어줘야 합니다.

교회에서는 어떨까요? 괜찮은 자매 쏙쏙 뽑아내는 ‘권사님 리스트’에서 제외된 지 오래입니다. “늙은 여종” 소리 들어가며 청년부에 대롱대롱 매달렸지만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는 마음의 소리만 점점 거세질 뿐입니다. “야, 우리도 ??교회나 △△교회 가볼까?” 친구가 한숨 섞인 넋두리를 뱉어냅니다. ??교회와 △△교회는 청년들이 많은 초대형 교회입니다. 그곳은 매주 ‘짝’ 열매가 주렁주렁 맺히는 풍요로운 땅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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