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2호 거꾸로 읽는 성경] 성 프란치스코와 '가난의 영성'

▲ 성 프란치스코가 입었던 옷. 출처:위키피디아 cc by Tetraktys

지난 겨울은 가난이 주는 또 하나의 상처를 우리 가슴에 새기고 떠났다.

“2월말 서울 송파구 반지하방에서 60대 어머니와 30대 두 딸이 번개탄 연기와 함께 마지막 길을 떠났다. 세 모녀는 하얀 편지봉투 겉면에 유서를 남겼다. ‘주인 아주머니께 … 죄송합니다. 마지막 집세와 공과금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적고 그 속에 5만 원짜리 14장을 넣었다.” (<한겨레신문> 2014.3.1, ‘사설’에서)

아버지는 12년 전에 방광암으로 돌아가셨다. 큰딸은 당뇨와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 생계를 책임지던 어머니가 넘어져서 오른팔을 다치는 바람에 더 이상 수입이 없어졌다. 대통령이 국민소득 4만 달러 초석의 꿈에 부풀어 있을 때, 우리의 가난한 이웃은 “살려 달라는 말 한마디 못하고 조용히 번개탄의 불을” 피웠다.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해야 할 사람은 돌아가신 분들이 아니다. 그렇다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해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누가 누구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것이 이치에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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