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5호 커버스토리]

지난 6월 한 달을 내내 달군, 문창극 총리후보자 낙마 사건의 결정적인 원인은 그가 어느 지역 교회의 신앙 강연 중에 한 “하나님의 뜻” 과 관련된 근대사 발언과 서울대학교 강의시간에 행한 역사인식 발언이 어지럽게 뒤섞여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그의 발언 중 여론을 극도로 자극한 두 가지 쟁점은 일제 식민지 지배는 하나님의 뜻이며, 한국전쟁도 미국과 우리나라를 동맹으로 묶어놓기 위한 하나님의 뜻이었다는 주장이었다. 불행하게도 이 두 사건은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현재진행형 고난이다. 그 발언은 의도와는 상관없이 일제의 식민지배와 한국전쟁으로 야기된 고통을 현재적 아픔으로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역사적 고난과 하나님의 뜻의 관계에 대한 오해를 촉발시킨 ‘단순화된 논리’임은 분명하다. 특히 한 국가와 민족에 강요된 모진 고통을 너무나 손쉽게 하나님의 뜻이라 단정한 것은 피상적인 성경 이해의 소치라는 비판을 촉발했다. 하지만 문창극 후보자의 발언과 유사한 고난 이해가 성경에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하나님의 뜻을 고난과 연관시키는 성경의 맥락과 논리는 문창극의 단순화된 논리와는 전혀 다르다. 이 글에서는 고난과 하나님의 뜻을 연관시키는 성경적 맥락과 그 참된 의미를 살펴봄으로써 하나님을 무자비한 악행을 휘두르는 가해자와 동일시하는 듯한 통속적인 ‘하나님의 뜻(혹은 섭리)’ 사관의 난점을 검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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