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호 커버스토리]
시인 박노해는 최근 지은 시 <살면서 들은 말 중>에서 가장 무서운 말, 가장 폭력적인 말, 가장 절망적인 말을 꼽았습니다.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변화에 맞춰 다 바꾸라” “부자 되세요”라는 말들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이 시대를 ‘탐욕의 다수결인 민주화 시대’라 했는데요. 그야말로 개인은 물론 국가, 세계에 이르기까지 탐욕의 질서가 지배하는 세상입니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으나 우리를 맞이하는 사회는 희망을 말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많이 벌고 많이 쓰는 것을 미덕이라 여기는 사회, 절약과 절제를 ‘찌질’하게 여기는 사회, 한마디로 욕망 부추기는 사회입니다. 박노해의 진단처럼 탐욕의 다수결이 만든 사회입니다. 모두 탐욕에 물들었습니다. 익히 확인해왔듯, 탐욕의 끝은 전쟁입니다. 정녕 돌이킬 수 없는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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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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