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2호 커버스토리]

작년 기준 한국의 연 평균 노동시간은 2163시간이었다. OECD 34개 회원국 중에서 꼴찌를 탈출한 2008년 이후로 쭉 꼴찌에서 두 번째로 긴 노동시간을 유지하고 있다.1) 한국인들은 연간 노동시간이 가장 짧은 나라인 네덜란드(1380시간) 국민보다 일 년에 783시간(일수로 따지면 33일)을 오롯이 일하는 시간으로만 더 썼다. 노동시간 높기로 유명한 이웃나라 일본보다도 연간 428시간, OECD 국가 평균치보다는 393시간을 더 일했다.

생활 대부분을 일하는 시간으로 보내는 한국의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박탈당하는 현실은 대중문화 속에 그대로 반영된다. 드라마 〈미생〉은 직장인들이 사내의 복합적 압박 속에서 만성화된 일중독 삶을 살면서도, 대부분 그런 현실을 수용하게 되는 모습을 그렸다. 케이블 채널 방영이라는 한계에도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다. KBS 〈개그콘서트〉 12월 7일 방송 분 ‘렛잇비’ 코너에서는 개그우먼 박은영이 서울 야경을 최고로 꼽으며 불빛들의 정체를 야근이라고 꼬집어 시청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한국사회는 OECD 회원국 중 가장 잠을 적게 자는 것으로 조사 되기도 했는데2), 그런 현실을 반영하듯 《피로사회》(2012)와 《과로사회》(2013)라는 책이 출간되기도 했다. 과로와 피로와 수면부족을 달고 사는 한국인들의 병을 아는지 모르는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는 작년 7월부터 시작한 통상임금3) 및 노동시간 구조 개선을 위한 논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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