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호] 신뢰하는 삶 &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
로완 윌리엄스 지음 / 김기철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 9,000원
                                                      

   

신뢰하는 삶 : 그리스도교 신앙의 기초
로완 윌리엄스 지음 / 김병준·민경찬 옮김
비아 펴냄 / 13,000원


저자 로완 윌리엄스를 짧게 소개하자면, 2002년부터 2012년까지 11년간 (잉글랜드 출신이 아닌 성공회 주교로는 최초로) 캔터베리 대주교로 세계 성공회 공동체(the Anglican Communion)를 이끈 지도자이며, 현재는 케임브리지 대학교 모들린 칼리지에서 후학을 가르친다.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신앙·신학의 대가(大家)이지만, 우리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의 해설을 쓴 김진혁 교수는 “그의 신학은 전문가도 몇 번이나 곱씹어야 의미를 겨우 알아차릴 정도로 정교하고 복잡하다. 하지만 그는 일반인이나 심지어 아동들이 이해할 정도로 쉬우면서도 아름다운 언어로 그리스도교의 정수를 풀어낼 능력도 있음을 여러 저작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고 표현했다. 두 책 모두 ‘비그리스도인’을 배려했던 강연을 정리한 것이다. 신학전문가와 비그리스도인 모두에게 ‘통하는’ 진리 선포의 모범인 셈이다. 

저자는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에서 세례·성경·성찬례·기도를 ‘그리스도인의 삶을 구성하는 핵심요소’로 본다. 네 가지 기본행위의 의미를 깊이 통찰하고, 이를 통해 우리는 기독교 공동체 일원임을 깨닫고 세상의 중심에 설 수 있다 확언한다. 《신뢰하는 삶》은 사도신경, 니케아신조를 중심으로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을 설명한다. ‘창조주’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와 부활’ 등 곳곳에 난제와 논쟁이 도사리는 이 주제들을 유연하게 (심지어 감동적으로) 풀어낸다. 두 책은 모두 ‘그리스도교 공동체’, 즉 교회에 꼭짓점을 두고 있다. 

“교회는 예수의 삶에 압도된 사람, 예수의 삶에 ‘깊이 잠긴’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입니다.(156쪽) … 교회를 가장 간단히 정의하는 방법은 이 세상에서 예수의 활동을 눈으로 볼 수 있는 공간이라고 정의하는 것입니다.(175쪽, 이상 《신뢰하는 삶》)” 

다시 기초부터 축조해가야 할 무너진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놓쳐서는 안 될 설계도다.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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