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호 거꾸로 읽는 성경] 마 18:21~35

마태복음 18:21에서 베드로는 예수님께 이렇게 질문한다.

“주님, 내 형제가 나에게 자꾸 죄를 지으면, 내가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하여야 합니까?”

베드로는 아주 넉넉하게 숫자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당시 유대인들은 보통 세 번까지 용서하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 비슷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누가복음 17:4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가르치셨다. 유대인 전통보다 두 배가 넘는 숫자다. 이제 베드로는 예수님의 동의를 얻겠다는 생각으로 일곱 번 정도 용서해주면 되겠지요, 하고 물은 것이다. 그러자 예수님은 22절에서 예상외의 답변을 하신다. 

“일곱 번만이 아니라, 일흔 번을 일곱 번이라도 하여야 한다.”

여기서 용서의 숫자는 대폭 늘어났다. 일곱 번을 일흔 번 한다면 490번이나 된다. 사백 구십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건 아닐 것이다. 그보다는 ‘끝없이 용서하라’는 뜻으로 들린다. 물론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불가능하지만, 예수님의 말씀이니까 이를 악물고 따라야만 할까? 예수님은 이렇듯 ‘미션 임파서블’을 통해서 제자들을 다그치시는 분일까? 

이 말씀에는 마태복음 기자가 속한 초기 기독교의 어떤 특별한 사정이 숨어 있다고 봐야 한다. 그 사정을 따라가면 이 말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될 것이다.

용서, 1만 달란트와 100달란트 사이에서
마태복음 기자는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 용서하라는 예수님의 경구에 이어서 천국을 주제로 하는 비유를 든다. 이 비유는 복음서 중에서 마태복음에만 나오는 특수 자료다. 비유는 “천국은 그 종들과 결산하려 하던 어떤 임금과 같으니…”(18:23)라는 말로 시작되는 흥미진진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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