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9호 에디터가 고른 책] 마음 뇌 영혼신 · 뇌, 하나님 설계의 비밀

▲ 말콤 지브스 지음/ 홍종락 옮김/ IVP 펴냄/ 15,000원(위)

뇌와 신앙의 상관 관계를 다루는 책 두 권이 비슷한 시기에 나와 눈길을 끈다. 하나는 신경정신과 분야의 임상 경험이 풍부한 정신과 의사가 쓴 《뇌, 하나님 설계의 비밀》(CUP)이고, 다른 하나는 주로 학계에서 자연과학 연구에 매진해온 권위 있는 인지신경과학자이자 심리학자가 쓴 《마음 뇌 영혼 신》(IVP)이다. 두 저자가 지닌 강점의 차이는 각각의 책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정신과 의사가 쓴 《뇌, 하나님 설계의 비밀》은 우리가 지닌 ‘신(神) 개념’이 뇌의 회로와 배선을 바꾸고 건강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말한다. “우리의 하나님관이 좋든 나쁘든 흉하든 그게 중요하기는 할까? … 아예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어 놓을 정도다!” 

또한 이 책에는 잘못된 신념과 두려움 때문에 죽음에 이른 환자들과 ‘하나님관’이 바뀌어 건강이 회복된 환자들의 사례 등 다양한 임상 사례가 나온다. 생생한 실제 사례가 실린 만큼 흥미롭고 술술 읽힌다. 다만, ‘믿는 대로 항상 된다’는 신념의 강조가 드러나는 면이 있어, 저자의 말대로 ‘따져 보며’ 읽으면 좋겠다.

심리학자가 쓴 《마음 뇌 영혼 신》은 “심리학과 신앙에 관한 허심탄회한 대화”라는 부제에서 보듯, 심리학과에 입학한 가상의 새내기 대학생 벤이 말콤 교수와 나누는 대화 형식을 띤다. 자신이 실제로 주고받은 숱한 이메일이 바탕이 되었기에, 등장인물의 대화 속에 펼쳐지는 신경과학과 심리학, 뇌와 종교 체험 등에 관한 다양한 이슈와 논증 또한 실제적이고 흥미진진하다. 

책 속에 새내기 대학생을 등장시킨 데서 알 수 있듯, ‘평범한 대학생’을 염두에 두고 썼기에 그들이 배움의 영역에서 부딪치고 갈등할 만한 ‘신앙-과학’ 이슈들을 이해하기 쉽게 논증해나간다. 그러기에 신앙으로 인해 “지적 엄밀성이나 과학적 정직성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이 있다면, 이 책은 ‘복음’이 될 만하다.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