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8호 표지]

거론하기조차 민망한 한국교회의 범죄와 준범죄 행위들은 ‘일부’의 문제일 수 있다며 일반화와 과잉 해석을 경계해왔지만, 취재를 거듭할수록 기독교 ‘일반’의 문제임을 절감합니다. 한국교회는 자정능력을 상실했습니다. 잘못된 것을 어떻게 바로 잡아야 할지 그 기준도 잃어버렸습니다. 

일찍이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아카데미운동을 해온 이들이 있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꾸준히 일관되게 뚜벅뚜벅 걸어온 이들 덕에 올여름에도 신학, 인문, 교양 분야의 다채로운 강좌를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는 이러한 아카데미운동이 한국교회에 널리 퍼진 반지성, 반인문성, 반교양의 문화를 극복할 실천적 대안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들은 한국교회에 뿌리 깊게 박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강좌를 기획하고 인재를 길러내고 왕왕 실천으로 그 효력을 증명해왔습니다.

이에 기독아카데미운동이 생소한 분들에게는 정보를, 이미 참여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는 더 많은 정보와 의미를 전달하고자 커버스토리를 꾸렸습니다. 아울러 기독아카데미와 관련한 정보를 접했으나 여러 가지 이유로 망설이는 독자들을 위해 각 아카데미의 정신과 취지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기획·운영하는 실무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좌담과 인터뷰는, 개인·단체·교회가 왜 아카데미운동과 더 폭넓게 더 유기적으로 관계 맺어야 하는지 일깨워줍니다. 복상도 아카데미운동과 더 밀접한 관계를 맺어가야겠다 결심하게 됩니다. 독자들도 자신의 형편과 필요에 맞추어 유효적절한 강좌를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한 달 동안 많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쇼킹한 사건이 더 쇼킹한 사건으로 덮이기를 반복하는데, 기억의 용량은 한정되어 있어 사건들은 빠른 속도로 잊혀갑니다. 국정원의 간첩 조작 사건(들)을 기억하십니까? 뉴스타파 최승호 피디가 다큐멘터리 영화 <자백>을 통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이야기를 소환합니다.(사람과 상황, 8쪽) 강남 한복판 공중화장실에서 여성 혐오로 인해 발생한 살인사건은 기억하십니까? “변화하는 젠더 관점, 젠더 의식”(양혜원, 100쪽)과 “제 ‘두려움’이, 공감되시나요?”(은수연, 150쪽)는 이 사건을 두고 다른 관점으로 더 생각해볼 거리를 안겨줍니다. “북한인권” 문제는 어떤가요? 북한인권을 거론해야 할 이유는 너무 자명합니다. 북한 구금시설에서 인권침해를 당하는 이들이 분명 ‘존재’하며 그들이 곧 ‘지극히 작은 자’이기 때문입니다.(레드레터 크리스천, 84쪽)

이번 호에도 우리 사회가 기억해야 하는 사람과 사건, 이야기의 꼬리를 잡았습니다. “해결되지 않았기에 멈추지 않고 기록하는 것”이라 했던 인터뷰이의 말이 귓가에 맴돕니다. 복상도 기록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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