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9호 '그 교회' 이야기 8]

10여 년 전, 교회에서 알고 지내던 어떤 형은 순복음계열 신학대학원(신대원) 면접에서 떨어진 후, 흔들리는 눈동자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절망스럽다” 털어놓았다. 내가 대수롭지 않게 “다른 신대원으로 가면 되잖아요?” 했더니 “순복음의 목사가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한 번 면접에서 떨어지면 다음에 응시해도 붙을 가능성이 없다며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왜 꼭 순복음의 목사가 되어야 했을까? 무거운 분위기에 압도되어 묻지 못했다.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그의 초점 잃은 눈빛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까칠해지는 그의 성격 탓에 힘들어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졌다. 안타까웠다. 왜 굳이 순복음교회로 가지 않고 장로교회에 머물러 있을까. 역시 묻지 못했다. 집착이었지 싶다. 종종 ‘집착’은 ‘소명’ ‘애정’ 따위의 옷을 입고 교회를 배회하며 여린 영혼들을 탈탈 털어간다. 

‘6수생’ 권준광(33)씨. 신대원에 입학하기 위해 다섯 번 도전, 다섯 번 실패. 올해 여섯 번째 도전을 앞두고 있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나? 재수, 삼수는 들어봤어도 6수는 처음  본다. ‘소명’도 좋지만, 이쯤 되면 ‘집착’이 아닌가 싶은 것이다. 이유 없는 무덤은 없으니까, ‘나름’ 이유가 있겠지 호기심을 품은 게 인터뷰의 시작이었다. 그 ‘나름’이 다른 이들도 설득할 수 있을까? 궁금했다. 그 형 생각도 나고.

구독안내

이 기사는 유료회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 온라인구독 회원은 로그인을 해주시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유료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월 1만 원 이상), 온라인구독(1년 5만 원) 회원이 아니시면 이번 기회에 〈복음과상황〉을 후원, 구독 해보세요.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