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자의 귀향 / 헨리 나우웬 지음 / 최종훈 옮김 / 포이에마 펴냄 / 17,000원

“벌거벗다시피 하는 작가의 솔직한 접근”이라는 서문의 문장처럼, 저자는 렘브란트의 성화, <탕자의 귀환>에 깊이 몰입하여 탕자(들) 비유를 껍질 벗기듯 다각도로 해체하고 다시 봉합해냈다. 20세기 최고 영성가라 불리는 저자는, 열정만으로 들뜬 작은 아들의 오만과, 진정성 없는 순종이라는 쉬 드러나지 않는 탈선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큰 아들의 고집이 둘 다 자신의 모습임을 솔직하게 밝힌다.

위안이 되는 동시에, 책을 읽는 내내 작은 아들과 큰 아들의 색이 다른 탈선 사이를 오가며 두꺼운 외피에 감춰진 벌거벗은 나의 모습을 외면하기가 어렵다. 아버지 사랑 속에 살고 싶으면서도 한사코 원망과 고립, 시기와 질투, 외로움과 갈망이라는 낮은 자존감의 모습들을 붙잡고 스스로 고통 속에 머무는 탕자(들)의 모습은 곧, 하나님 사랑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우리들 자신의 거울이다.

“계속해서 하나님을 포도원 주인, 또는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성과를 올리고 싶어 하는 아버지로 의식하는 한, 동료들이나 형제자매들을 질투하고 스스로 상처를 내며 원망하는 마음을 떨쳐버릴 수 없습니다.”

저자는 우리 모두에게 사랑을 주고받는 자아로 되돌아가길 권면한다. “비록 제힘으로 차가운 분노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할지라도, 날마다 구체적으로 신뢰하고 감사하는 훈련을 통해 주님 앞에 모습을 드러내며 거룩한 사랑에 힘입어 건강을 찾을 수 있도록 스스로 분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독신으로 장애인 공동체 ‘라르쉬’에서 생을 마감한 저자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대해 다시 한 번 자신의 지독했던 경험을 솔직하게, 독특한 통찰로서 풀어놓는다. 그것이 우리가 영적인 탈선에서 돌이킬 하나의 힌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영적인 삶은 혼자서 어찌해보기에는 너무도 어려운 과제입니다. … 용기를 북돋워서 미래를 향해 나아갈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자리까지 데려다주고, 도전해서 일으켜 세우며, 소중한 유산인 사랑을 되찾도록 도와줄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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