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호 표지]

최악의 뉴스가 매일 갱신되는 요즘, 아주 최악의 상황을 상상해봤습니다. 박근혜(최순실?) 대통령이 그의 아버지처럼 다시 총과 칼을 들고 광장을 유린하진 않을까 하는 상상이요. (어디까지나 ‘상상’입니다.)

어느 정치인은 “박 대통령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사람들로부터 욕을 먹었지요. 뜬금없는, 비현실적 발언이었다는 비판이었습니다. 그러나 육사 출신 사조직을 거느린다는 우병우, 간첩 조작을 주도했던 전직 공안 검사 김기춘, 방산 비리에 자유롭지 못한 국방부 수뇌, 그리고 벼랑까지 몰린 이들의 숙주 박근혜(최순실?) 대통령의 악한 면모가 매일 경신되면서 이런 최악의 상상이 결코 뜬금없지 않음을, ‘현실적 상상’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이미 최근 반백 년 역사가 증거하고 있지요.)
인간은 극단적 상황에 맞닥뜨릴 때 민낯을 드러냅니다. 다시 총칼의 시대가 오면, 그때 우리 그리스도인의 소명은 무엇일까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위하여, 촛불이 아닌 목숨을 바쳐야 할지도 모릅니다.

이번 커버스토리는 최악의 상황을 떠올리며, 우리의 신앙을 점검하는 메시지를 실었습니다. 근현대사 속 신앙의 사명을 고스란히 삶으로 이어낸 역사 인물 이야기(배덕만)로부터, 보수교단 출신으로서 광장이나 현장에서 촛불을 들고 나서는 게 무척 자연스럽다는 두 ‘목사’(오준규, 황정현)로부터 ‘그리스도인의 사회적 영성’을 곱씹어 보았습니다. 아울러 개인 영성과 사회 영성을 잇는 ‘영적 혁명’을 제안하는 실천적 지식인의 목소리(박명림)도 담았습니다.

새해 복음과상황은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이 머물고 계신 진도 팽목항을 다녀왔습니다.(사람과 상황_6쪽) 자녀를 차디찬 바닷속에 둔 채 ‘최악의 상황’을 날마다 견뎌야 하는 엄마들의 애끓는 이야기에, 그리스도인들이 더욱 귀를 기울이고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겠지요.

지난달부터 시작된 연재, 공동체 이야기를 담은 ‘반디마을 한몸살이’(130쪽), 쪽방상담소 사연이 담긴 ‘쪽방동네 이야기’(114쪽), 교회의 시민사회 따라잡기 ‘시사 잰걸음’(108쪽), 요한계시록 올곧게 읽기(120쪽)도 주목해주십시오. 곳곳에 최악의 상황을 건너는 슬기가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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