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호 스무 살의 인문학]
새 나라의 새 어린이
누구나 먹지 않는 음식이 있습니다. 김밥에서 꼭 오이를 빼는 사람이 있고, 해장국에 들깨가루를 꼭 넣는 사람과 절대 넣지 않는 사람이 나뉘듯 말입니다. 취향의 세계란 참으로 오묘하고 복잡다단하지요. 그래서 다른 이의 취향을 존중하고 내 취향을 존중받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자주 있습니다. 제게도 결코 먹지 않는 음식이 있는데, 그 음식을 먹지 않는 제 취향이 존중받는 것은 이제껏 상당히 고단한 일이었습니다. 그 음식은 바로 ‘김치’입니다. 저는 김치를 먹지 않습니다. 김치찌개나 김치찜은 그럭저럭 먹습니다. 조리된 김치는 먹으나 유독 ‘생김치’만큼은 결코 먹지 않는 저의 독특한 취향의 기원은 어디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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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림 철학을 좋아하는 20대 인문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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