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호 에디터가 고른 책] 지금 당신은 어떤 세상에 살고 싶습니까? / 희망제작소 기획 / 이원재 황세원 지음 / 서해문집 펴냄 / 15,000원
“광장의 함성 다음에는 무엇이 와야 하는 것일까? 답은 명확하다. 새로운 세상이다.”(6쪽)
그래서다. ‘이게 나라냐’라는 외침은 이제 ‘국가란 무엇인가’로, 나아가 ‘어떤 나라여야 하는가’로 이어지는 실천적 걸음이 되어야 한다. 《지금 당신은 어떤 세상에 살고 싶습니까?》는 그 외침에 대해 시의적이고도 심층적인 제안을 내놓으려 한다.
이 책은 ‘한국 사회,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시대적 화두로 삼아 경제관료, 복지운동가, 사회학자, 과학자, 문화인류학자, 신문기자, 국제정치학자 등 여러 분야에서 우리 사회를 놓고 궁구해온 전문가 11명을 만나 그들이 내놓은 응답을 보여준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인터뷰이들이 던진 주요 단어를 빅데이터 전문기관에 의뢰해 분석하고 해설한 결과를 덧붙인다. 책 말미의 “인터뷰 분석: 안전한 놀이터와 지속가능한 삶을 위하여”에 간결하게 정리된 분석 내용은 인터뷰이들이 쏟아낸 숱한 말을 데이터화하여 연결망으로 구성함으로써 저마다 분야와 지향점이 다른 그들의 생각이 만나는 지점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롭다.
분석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 정신, 즉 지향해야 할 가치는 ‘안전한 놀이터와 지속가능한 삶’이다. 풀어 얘기하면, “사회가 개인들에게 제공해야 하는… 생존을 위협받지 않으면서 마음 놓고 새로운 일을 시도할 수 있는 열린 환경”이 안전한 ‘놀이터’고, 이 환경 안에서 각자도생하기 위해 ‘헝거 게임’을 벌이기보다 “적정한 선 안에서 공존·공생하는 지속가능한 삶을 지향하는 것이 지금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이 원하는 사회상”이라는 것이다.
5월초로 확정된 대통령 보궐선거를 앞두고 새로운 ‘국가론’이 화두로 떠오를 법하다. 오래된 폐습을 청산하고 새로운 국가 패러다임을 이끌 ‘리더십’에 대한 요구도 자연히 더욱 절실해질 때다. 이 즈음 이 책은 ‘이게 이 나라가 가야 할 길’이라는 방향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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