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7호 표지]

2월 하순에 논의한 커버스토리 주제는 ‘부활’이었습니다. 

달마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수차례씩 모여 새로 차려낼 주제와 필자를 정하느라 씨름합니다. “글은 인간이 쓰고, 편집은 신이 한다.” 미국 작가 스티븐 킹의 말대로라면 신의 영역인 편집을, ‘인간 에디터’ 셋이 매달 거르지 않고 감당하려니 자주 벽에 부딪히곤 합니다.  

실제로 콘텐츠와 필자, 인터뷰이를 정하고 만나는 과정에서 예상치 않은 변수와 예기치 못한 변경이 생기곤 합니다. ‘우리 뜻’을 넘어서는 영역이 분명 있다는 얘깁니다. 그때마다 낙담하고 기죽어하노라면 잡지는 잦은 휴간이 불가피하겠지요. 

에디터는 독자를 항상 생각하며 일하는 직업인입니다. 늘 독자들의 고민과 필요를 생각하고, 내적 갈증과 허기를 상상하며, 지적 호기심과 궁금증을 궁리합니다. 그 결과가 매번 만족스럽지는 않습니다. 야구에 견주자면 열 번 중 세 번을 성공(3할)하면 메이저리그에서 뛰어도 될 타자일 테지만, 에디터에게는 헛방망이질한 일곱 번이 세 번의 안타보다 더 크게 다가옵니다. 

복음과상황은 ‘시사 주간지’가 아닌 ‘기독 월간지’이기에, 복음과 시대 상황이 분리되지 않게 담아내되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아야 한다는 긴장과 부담이 쫓아다닙니다. 작년 가을께부터 시작된 최악의 권력 추문이 ‘헌재 판결’이라는 정점을 향해 가는 시점에서 오히려 우리의 논의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습니다. 

교회력을 따져 보니 올해 부활절이 4월 16일이었습니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는 날이 바로 부활주일인 겁니다. 참사 이후 정부가 지정한 ‘국민안전의 날’이기도 합니다. 사회적 난국과 위기 상황 속에서 부활의 의미를 되새기는 작업이 때에 맞는 일로 다가왔습니다. 개인이나 사회 모두 절망이 일상화되어가는 오늘이기에, 현실을 초극하되 현실에 뿌리박은 부활신앙, 부활신학을 되짚어보기로 결정한 거지요. 

세월호 참사에서 숨진, 가톨릭 사제를 꿈꾸던 고 박성호 군 유가족 박예나 씨를 먼저 떠올린 건 그래서일 겁니다. 상처 입은 이들과 더불어 공동체 실험을 30년 넘게 해오는 오두막 공동체 이재영 대표와, 영국 브루더호프 공동체에서 17년째 사는 오정환 형제의 부활 맞이, 해방신학자 홍인식 목사의 부활신학도 궁금했지요. 이를 통해 다시금, 부활의 소망이 필요한 이들과 함께 부활을 누리고 나누면 좋겠습니다.   

“실체적 부활이 없는 구원은 없습니다. … 현재의 삶 속에서 모든 허구와 허상에 반하는 실체의 부활이 구원이요, 믿음이며, 진리이고 실상임을 다시 한 번 새겨야겠습니다.”(이재영, ‘커버스토리’ 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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