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호 표지]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 헌법재판소 판결은 광장에서 타오른 촛불 민심의 1차 귀결이었습니다. 헌재는 “헌법 수호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클 뿐 아니라 “정치적 폐습을 청산하기 위하여” 파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지요. 파면당한 전직 대통령은 결국 구치소에 수감되었습니다.

자, 이제 이전 것은 지나가고 새로운 날이 왔노라며 환호할 수 있을까요? 위임받은 공공 권력을 사적 이익과 민원 해결에 그릇 사용한 주·공모자와 부역자 일부가 구속되었을 뿐, 바뀐 것은 없어 보입니다. 국정농단 무리들의 구속은 단지 그들이 즐겨 부르대던 ‘법치’의 귀결일 뿐으로, 자칫 우리를 ‘이제 세상이 달라지겠거니’ 하는 안심과 착시에 빠져들게 할 위험이 다분합니다. 

이미 오랜 세월 누려온 기득권을 지키려는 수구적인 정치-언론-재계-관료의 강고한 동맹은, 국가 위기는 뒷전이고 자신들의 위기 앞에서 다시 힘을 모으며 영리하게 ‘뒤집기’를 노리는 듯합니다. 일례로 언론의 편향적 ‘특정후보 띄우기/깎아내리기’에 대한 ‘대선미디어감시연대’의 모니터 결과는 그 언론의 노림수가 어디에 있는지를 드러냅니다. (“논란의 내일신문 여론조사, 최다 인용은 조선” “좌파 문재인 취임하면 미국이 북한 폭격한다는 망상 게재한 중앙”…)

5월 9일 대통령 보궐선거를 앞둔 이 시기, ‘이게 나라냐?’가 ‘이게 나라다!’로 바뀌려면 당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시대적 과제가 무엇인지 짚어볼 필요를 느꼈습니다. 모든 주권자가 힘과 지혜를 모아 그 과제를 풀어나가야 비로소 ‘절망 사회’는 ‘희망 사회’로 옮겨가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복음과상황 5월호는 시대와 사회, 교회를 고민해온 크리스천 리더들에게 ‘한국 사회,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화두를 던졌습니다. 한완상 전 부총리, 고세훈 고려대 명예교수, 신경하 전 감리교 감독회장, 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 이 네 분이 삶의 연륜과 통찰, 오랜 공부와 사유에서 길어올린 제언을 들려주었습니다.

5월 10일이 된다고 세상이 극적으로 바뀌거나 새로워지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어쩌면 “한국정치를 간신히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 그 ‘본전치기’조차 얼마나 노심초사의 힘든 여정인지”(고세훈) 재확인하는 나날이 될지도 모릅니다. 하여 이 땅의 역사와 현실에 참여하시는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으며, ‘희망 사회’를 앞당기기 위한 시대적 과제들에 더욱 깨어 있어야겠다는 작은 다짐을 품습니다.

구독안내

이 기사는 유료회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 온라인구독 회원은 로그인을 해주시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유료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월 1만 원 이상), 온라인구독(1년 5만 원) 회원이 아니시면 이번 기회에 〈복음과상황〉을 후원, 구독 해보세요.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