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8호 시네마 플러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던 날, 손을 흔들며 웃던 모습은 한동안 그로테스크한 기운을 남겼습니다. 며칠이 지나서야 익숙하면서도 기괴했던 그 이미지가 제가 좋아하는 두 영화의 마지막 장면과 닮았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1951)의 마지막에 비비안 리는 노신사가 내민 팔을 붙잡으며 이렇게 말해요. “당신이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전 항상 낯선 사람의 친절에 의지해 왔답니다.” 퀭한 얼굴로 웃고 있는 그녀는 지금 정신병원에 끌려가는 길입니다. 빌리 와일더의 〈선셋대로〉(1950)에서 글로리아 스완슨은 살인죄로 체포되는 마당에 도도하고 우아하게 계단을 내려오며 카메라를 바라봅니다. “자, 감독님. 준비 됐어요. 이제 클로즈업을 찍어요.” 오늘은 이 영화 〈선셋대로〉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합니다.

다른 삶을 상상할 수 없었던 그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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