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1호 표지]

소명을 ‘진로 찾기’로 이해한 시기가 있었습니다. 소명을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이자 존재 이유’라고 한 오스 기니스의 시각으로 보자면, 이해가 너무도 얕고 좁았던 셈입니다. 이제 와서 나이에 비례하여 소명에 관한 이해가 더 넓어지고 깊어졌는지는 자신할 수 없습니다. 분명한 건, 이번 호를 편집하면서 아직도 제 자신의 ‘소명 이해’부터 재구성이 필요하겠다는 도전을 받았습니다.

널리 알려진 기독교 작가이자 사회비평가인 오스 기니스는 소명을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우리의 모든 존재·행위·소유가 그분을 섬기는 데 투자된다는 진리’라고 정의한 바 있지요. 그는 소명을 ‘누군가(하나님)로부터 부름받는’ 1차적 소명과, ‘무엇(일/역할)으로 또는 어디(지역/일할 곳)로 부름받는’ 2차적 소명으로 구분했습니다.(《소명》, IVP, 21, 62-63쪽)

한편 영성신학자이자 조직신학자인 고든 스미스는 소명의 세 가지 차원을 말한 바 있습니다. 첫째는 ‘일반 소명’으로, 신자가 되어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섬기라는 부르심입니다. 둘째는 ‘고유 소명’으로, 예수의 제자로서 살아갈 때 각 사람에게 구체적으로 주어지는 소명입니다. 셋째는 ‘일상 소명’으로, 일상생활에서 주어지는 여러 역할과 책임으로서의 소명입니다.(《소명과 용기》, 생명의말씀사, 5-9쪽)

저성장, 고실업, 고위험 등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져 갑니다. 그로 인해 우리는 여전히 소명을 먹고사는 문제나 성공주의, 개인의 욕망과 연결지어 축소 왜곡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이 주제를 톺아보노라니, 본지에 담기는 하나님 나라 운동가들의 삶 이야기가 소명의 재구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구체적인 보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사람과 상황’이 만난 성주 사드배치반대투쟁에 참여해온 두 그리스도인 이야기(6쪽)가 그렇고, 정동철 전도사의 ‘반디마을’ 공동체살이(130쪽)나 정지석 목사의 평화학교운동 이야기(144쪽), 인도 종교를 깊이 연구한 주성학 인도 선교사의 삶(168쪽)도 그러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예수의 제자로서 이 땅의 상황에 어떤 소명의 삶으로 응답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합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소명의 재구성”은 성서한국과 복음과상황이 공동기획으로 진행한 결과물로, 2017 성서한국대회(8.2-5)의 오전 주제강의를 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하나님 나라 운동 동역자들과 함께함으로써 서로 짐은 덜고 힘은 더하는 기회가 잦아지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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