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5호 커버스토리]

   
▲ 가짜 뉴스는 처음부터 왜곡할 의도를 갖고 만들어져, 미디어 수용자들을 특정 목적에 맞추어 선동하는 경우가 많다. (사진: pixbay.com)

‘가짜 뉴스’는 무엇이며 왜 생기는가
‘가짜 뉴스’(fake news)란 무얼까?

가짜 뉴스를 ‘왜곡보도’나 ‘오보’(誤報)와 명확히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학문적 정의를 구하기 이전에, 현장에서 체득한 바로는 이렇다. 즉 기사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사실과 다르게 왜곡하려는 마음을 먹고 밀고 나간 뉴스가 ‘가짜뉴스’, 사실에 입각하여 쓰다가 비틀거나 외압에 의해 변형된 뉴스를 ‘왜곡보도’, 부실한 취재와 착오에 의해 사실과 달리 작성된 뉴스를 ‘오보’라고 통상 부르고 있다.  

그렇다면 가짜 뉴스는 왜 생길까? 첫째는 기사 생산의 패턴이 문제가 되는 경우다. 특히 수사 사건에서 검찰·경찰이 처음부터 누가 범인인지 심증을 갖고 증거를 찾는 경우와 흡사하다. 경찰은 성급히 범인을 잡으려 무리한 수사를 하고 언론들은 사건의 진실과 결론을 추정과 추론에 의해 만들어두고 속보 경쟁에 나서기 일쑤다. 그러다 보니 오보와 가짜 뉴스의 토양이 만들어진다.

1988년 공업용 소기름을 라면 제조 과정에 썼다는 혐의로 라면 회사 직원들이 구속기소되었다가 9년 후 대법원의 무죄판결로 끝나버린 우지파동 사건, 2006년 쓰레기 수준의 중국산 불량 무말랭이를 만두소로 썼다는 쓰레기 만두 파동이 대표적인 예다. ‘쓰레기 만두’라는 제목에서 프레임이 이미 결정된 사건이었고 결국 만두회사 사장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가까운 예로는 2017년 봄의 ‘대왕 카스테라’ 보도, 2017년 가을 ‘240번 버스’ 보도 역시 지레짐작으로 갑질한 범인을 설정하고 덤벼들어 특종 경쟁을 한 언론사들이 오보 내지는 왜곡보도로 가짜 뉴스를 퍼뜨린 사건들이다. 

둘째, 정치 분야의 가짜 뉴스는 설정된 심증이나 추론이 아니라 정파적 목적과 편향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선거전에서 보도를 특정 후보나 그 후보의 소속 정당에 유리하게 끌어가려는 목적이 먼저 존재하고, 이 목적에 따라 기사 내용과 제목을 적당히 맞추는 일이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언론사나 매체의 정파적 목적에 부합하는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면 ‘거침없는 상승’ ‘맹추격’이라고 쓰지만, 경쟁 후보의 지지율이 오를 때는 ‘소폭 반등’, 떨어지면 ‘날개 없는 추락’이라고 쓰는 방식이다. 그뿐 아니라 지지율 증감을 그래픽 이미지로 표현할 때도, 정파적으로 가까운 후보의 지지율 큰폭 감소는 완만하게 처리하고 경쟁 후보의 지지율 소폭 감소는 그래프 간격을 크게 잡아 큰 기울기로 그려서 문제가 되는 사례도 있었다.

셋째는 가짜 뉴스를 소비하는 독자들의 폭주에도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사건 뉴스를 접하면서 범인을 빨리 알고 싶고 선거를 앞두고는 누구를 찍을지 빨리 정하고 싶어 독자와 시청자가 서두를 경우 가짜 뉴스의 등장을 부추기게 된다. 심리학에서도 인간은 복잡한 사고와 끈질긴 검토를 피하려는 본능이 있다고 밝힌 바 있는데, 이런 조급한 심리에 부응하기 위해 언론도 성급히 ‘아니면 말고’ 식의 가짜 뉴스를 내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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