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호 믿는 '페미'들의 직설]

   
▲ 냄비밥을 하고 있는 필자의 남편(사진: 달밤 제공)

# 풍경 1
어릴 때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따뜻한 기억 중 하나가 교회에서 잔치국수를 먹던 날의 풍경이다. 분주하고 시끌시끌한 주방,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국수를 먹는 나, 커다란 쟁반 하나 가득 음식을 담아서 테이블에 나르시던 어머니.

어른이 되어 다양한 음식점을 가봤지만 그때 우리 교회에서 먹은 것처럼 맛있는 국수는 먹어보지 못했다. 국물의 감칠맛 하며 쫄깃한 면발까지, 어린 마음에도 ‘우리 교회 국수는 역시 일품이야!’하고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니는 많이 먹으라며 떡이며 반찬을 자꾸 날라다 주셨다. 나는 바쁜 엄마가 내 접시가 비는지 어떻게 알아채고 맛있는 음식을 계속 채워주시는지 신기했다. 젊은 어머니는 즐거워 보였다.

어릴 적에는 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았고, 때마다 잔치 음식은 여선교회 회원들이 감당했다. 지금이야 뷔페가 흔하지만 그때는 여선교회 회원들이 총동원되어 음식과 서빙까지 직접 했다. 결혼한 부부가 감사하다고 일정 금액을 내면 그 수익금은 여선교회 선교회비로 쓰였다. 어머니가 가끔 ‘음식에 자꾸 설탕을 넣는 사람이 있다’며 불만스러워 하셨던 기억이 난다. 그 교회의 음식 맛을 좌우하는 사람이 여선교회 안에서는 중요한 인물이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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