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7호 쪽방동네 이야기]

▲ 중앙동 버럭 할아버지 방과 아이교회에서 준비한 김장김치(위) (사진: 이재안 제공)

가을에 놓친 사랑
‘번개탄 형님’이 회복될 수 있을까? 71년생인 고시원 주민 방씨 형님. 작년 5월 말, 인터넷에서 만난 두 명의 젊은이와 함께 모 여관에서 번개탄을 피우고 생을 마감하려 했던 바로 그 사람이다. (본지 2017년 9월호 〈쪽방동네 이야기〉 참고) 당시 일산화탄소 2차 중독으로 이미 뇌 신경에 손상이 많이 진행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 8월 7일 병원 면회 때는 나를 알아보셨다. 이후 내가 사는 만덕2동에서 차로 10분 거리인 요양병원으로 옮기셨다.

그렇게 무심하게 해가 바뀌어 올 1월 6일 밤, 갑자기 방씨 형님이 떠올라 혹시나 하는 생각에 영락공원 홈페이지 고인 검색을 했다. 이를 어쩌나…. 이름이 있다. 사망 일시는 10월 24일, 한참이 지나고서야 안 것이다. 9월부터 ‘면회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루다가 이제야 알게 됐다. 게다가 가족이 포기한 모양인지 무연고실에 안치되었다. 방씨 형님께 죄송한 마음뿐이다. 작년 11월 29일, 다른 분 모셔드리러 영락공원에 잠시 갔었는데…. 설마 했다. 그렇게 빨리 가실 줄이야.

‘미안해요. 가을에 놓친 사랑. 이번 주 토요일 찾아뵐게요.’

12월, 누울 자리 없던 아기 예수
중앙동 쪽방의 일명 ‘버럭 할아버지’. 엄청 허름한 방에 조용히 사시는데 방문만 열면 버럭! 버럭!! 하신다. 그곳 도배가 시급하다. 동인고등학교 동창회에서 동구쪽방상담소에 후원하면서 별도로 후원한 이불 세트를 깔아드렸다.

낙원여인숙 이씨 아저씨. 수년간 노숙하다가 팔을 다치셔서 여인숙 생활을 하신다. 습관적으로 야밤까지 노숙하다가 늦게야 방으로 오신다. 집중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분이라, 이번 주부터 특별 관리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이불 세트도 전달했고, 동인고 동창회 분들이 함께 이불을 깔아드렸다. 방에서 이야기도 나누었다. 모두 여섯 분께 전달했다. 포근한 밤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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