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호 커버스토리] ‘동성애’ 이슈로 갈등 겪는 한동대 내부자의 희망

▲ 학생회관에 붙은 대자보 (사진: 정담은 제공)

김대옥 목사의 재임용 거부가 부당한 이유
2018년 1월 1일, 한동대 김대옥 목사는 학교로부터 재임용 거부 통지를 받았다. 표면상 이유는 재임용 최저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과, 한동대 정체성과 맞지 않는 가르침으로 학생들에게 많은 혼란을 주었다는 것이다. 이에 김 목사를 따랐던 많은 제자들은 학교의 일방적이고 부당한 조치에 분노했고, ‘김대옥 목사 재임용 거부 철회를 위한 한동인 모임’이란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어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800여 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김 목사 면직 반대를 위해 서명했다. 그의 재임용 거부에 이처럼 적극적인 저항이 나오는 이유는 재임용 거부 절차와 사유가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김 목사의 삶과 신앙을 통한 가르침에 그를 진심으로 존경해온 재학생과 졸업생이 마음을 모아 연대하였기에 가능한 반향이었다.

많은 언론에서 이미 김 목사의 재임용 거부에 관련한 부당함의 실체를 보도한 바 있다. 학생들이 작성한 성명서에는 좀 더 자세하게 나와 있다. 김 목사의 실적을 평가하는 과정은 객관적인 요소보다 대학원장의 주관적 판단이 절대적인 기준으로 적용됐다. 같은 기준으로 같은 활동을 평가받았던 2015년에는 문제가 되지 않고 통과된 것이 2017년 심사에서는 문제로 지적됐다. 주관적 평가 기준은 공란이었고, 따라서 0점 처리됐다. 무엇보다 이의 절차와 재심사가 규정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정체성’을 사유로 재임용이 거부됐다는 사실은 학내 구성원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공론화되어 상당한 비판을 받았다. 학생들이 작성한 성명서에는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등으로 구성된 한동대학교의 정체성을 학교나 당국이 일방적으로 정의할 수 없고, 대한민국 헌법이 수호하는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학교 정체성 운운하며 무시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김 교수가 학생들에게 줬다는 혼란의 실체와 근거가 모호하다는 문제제기가 담겨 있다. 배움의 과정에서 겪는 ‘혼란’을 교육 기관인 학교에서 부정적으로 바라보며 교육자에게 책임을 추궁한다는 사실이 슬픈 아이러니다.

생각과 신념의 다양성을 용납하지 못하는 학교 리더십을 포함한 일부 구성원들의 이러한 태도는 비단 김 목사뿐 아니라, 배움의 장으로서 학교가 제공하지 못하는 학문의 폭을 넓히고 싶어 하는 한동대 학생들에게도 거대하고 실질적인 억압으로 작용해왔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학교 건물이 무너지고, 유례없는 재난에 공포와 혼돈으로 학교 구성원 모두가 힘들어 했다. 그런데 이 지진의 원인을, 한동대 소속 학회가 동성애 관련 세미나를 열려고 한 것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해석하는 내용의 ‘카톡’과 SNS 게시물들이 학교 안팎으로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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