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호 한 인문주의자의 시선] 메노키오, 갈릴레오, 청교도, 머튼 테제
1. 창조 논쟁에 대한 예비적 고찰
창조론을 둘러싼 논쟁들이 많이 제기됩니다. 창조냐 진화냐를 놓고 주로 과학자들과 신학자들이 벌이는 논쟁입니다. 학자들의 아카데믹한 논쟁의 기초는 오류의 가능성에 대한 개방성과 열린 결론을 추구합니다. 새로운 사실이 발견되면 겸손히 받아들일 수 있는 태도가 학문에 대한 기본 자세입니다. 어떤 과학의 문제에 접근함에 있어 수용할 수 없는 선을 미리 설정해놓고 토론을 하면 의미 있는 논의를 끌어낼 수 없습니다. 한국 기독교의 맥락에서 보자면, 주로 창조과학계와 보수 개혁주의신학 진영에서는 타협 불가능한 엄격한 경계가 있습니다. 서로 상대에게 말을 하지만 대화는 아닙니다. 이 점이 창조론과 진화론을 둘러싼 논쟁에 회의적인 시각을 가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