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1호 에디터가 고른 책] 선을 넘어 생각한다 / 박한식·강국진 지음 / 부키 펴냄 / 16,800원

북한을 ‘몰라도 너무 몰라서’ 남한에서 만들어져 유통되어온 온갖 억측과 편견을 조목조목 바로잡는 책이 나왔다. 남북경협과 북핵 문제에 꾸준히 관심 가져온 베테랑 기자가 묻고, 북한 실상을 직접 보고 연구해온 세계적인 북한 전문가가 답한다. 70년 세월이 켜켜이 쌓인 분단의 갈등 맥락 속에서 우리가 무관심으로 방치해온 상태를 확인시키고 평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안내한다.

책에 쓰인 열두 가지 오해는 이렇다. [1.북한은 과연 붕괴할 것인가 2.미치광이 혼자 북한을 지배한다는 착각 3.선군정치는 군부독재와 같은 말이 아니다 4.북한 인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 5.북한은 외국인 억류로 무엇을 얻고자 하는가 6.대북 지원이 핵 개발을 도왔나 7.중국과 북한, 혈맹과 밀당 사이 8.진보와 보수를 넘어서 보는 남북관계 9.북한 비핵화는 현실적으로 가능한가 10.분단의 비극, 안보의 함정 11.통일은 곧 손해라는 생각에 관하여 12.남북이 하나가 되는 길은 저 멀리에 있지 않다] 책을 술술 읽으며, 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의 파괴적 고정관념에 질색해온 나 역시도 북한에 대한 편견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그동안 또 하나의 국가로서의 북한이라기보다는, 어렴풋이 ‘우리나라’로 여기고 있었나 보다. 전쟁의 땅에서 쭉 살아온 나도 ‘전쟁세대’ 일원이다. 편협하다.

모처럼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한민족은 물론 세계인이 평화를 바라고 있다. 한편으로 남북 고위급회담이 돌연 연기된 상황을 보면서, 다국의 파트너와 소통은 더 세심해야 하며, 왜 기도해야만 하는지를 깨닫는다. ‘전쟁 장사’로 연명하는 집단이 공존하는 각축장인 한반도에서 ‘기회는 이때’라는 식으로 개떼처럼 냉전과 냉소의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발악이 있다. 미래를 희망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아는 것이 먼저다. 그리고 박한식 교수 말처럼, (일부 선교단체들은) 북한 주민 개종에 열 올릴 것이 아니라 (이것은 정말 극단적으로 민폐다),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 운동에 힘쓰는 편이 훨씬 평화적이다. 예수님은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배고픈 이들을 ‘우선’ 먹이셨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평화라는 콩고물이 떨어지기만 마냥 기다린다면 과연 신앙인이라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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