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는 타종교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 맥더모트 지음 / 한화룡 옮김 / IVP 펴냄 / 15,000원

어떤 이에겐 제목부터 불손해보일 책이지만, 복음과 성경을 더 잘 이해하는 길을 알려주는 서적이다. 기독교에서 선각자로 칭송해 마지않는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신플라톤주의를 배우고, 토마스 아퀴나스가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배웠으며, 장 칼뱅이 르네상스 인문주의로부터 배웠던 것처럼 저자는 “복음주의자들도 붓다-그리고 다른 위대한 종교 사상가들과 전통들-로부터 그리스도 안에 나타난 하나님의 계시를 더 분명히 이해하게 해주는 것들을 배울 수 있다”고 말한다.

작금의 한국교회 현실을 보아도, 세계의 교회 역사를 보아도, 기독교 외의 다른 모든 배움에 배타적이 될수록 그 의도와는 달리 많은 ‘걸림돌’들을 양산해 기독교를 점점 더 축소시켜 왔다. 그런데도 여전히 ‘아집’을 부릴 수 있는 복음주의자들에게 이 책은 친절하게도 우선 (1-5장을 통해) 세계 종교들로부터 배울 게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이후로 6-9장까지 “주요 비기독교 종교 전통들”인 불교, 도교, 유교, 이슬람교 이 네 가지 사상을 다룬다. 마지막 장에서는 여러 반대 의견까지 고려해 논의를 펼친다. 저자는 학습을 ‘어떻게’ 할 것인지, 즉 배우는 방법에 대해서도 빼놓지 않는데 그것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공 광장에서 보이는 무슬림의 담대한 행동에서 복음주의자들은 전에 보지 못한 방식으로 신앙과 행동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볼 수 있다. 아퀴나스가 성경에 암시된 유비 개념을 발전시키려고 아리스토텔레스를 활용한 것처럼, 도교의 무위를 연구함으로써 복음주의자들은 하나님을 기다리라는 성경의 명령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 배울 수 있다. 또한 다른 전통들은 우리가 현재 그리스도에 대해 암시적으로만 이해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새로운 교리들이 아니라(그것이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해도) 옛 교리들과 개념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봄으로써 배우는 것이다.”(26쪽)

책의 부제처럼, 타종교를 통해 배우는 것은 우리 시대 그리스도인에게 교양이다. 다만 저자가 격려하듯 “그리스도 안에 적절한 기반을 두고서” 다른 것들도 깊이 탐구할 때에 혼란을 피할 수 있다. 실은 그런 상태에서야 비로소 타종교와 관계가 궁금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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