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4호 에디터가 고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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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강의 삶과 죽음
김종술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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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만의 폭염, ‘녹조 라떼’를 넘어서 이제는 ‘녹색 페인트’ 같은 4대강 문제가 심각하다. 당장 그 수문들을 모두 열면 가장 좋겠지만 취수와 양수장의 취수구 높이 문제 때문에 정부는 단계적으로 수문을 열고 있다.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이명박 정부가 강물을 끌어올리는 취수·양수장을 이설·개량하면서 적절한 운영 계획도 없이 취수구를 높여 놓았기 때문이다.

그동안 강 수위가 오르는 바람에 지하수위도 함께 높아져서 그로 인해 기존 농작물 피해를 고스란히 보던 농민 중엔 농작물을 바꾼 경우가 꽤 있다. 한 번에 수문을 열면 그 피해 또한 막중하다. 이것도 강마다 현황이 달라서 완급을 조절하고 서로 설득해가며 4대강을 살려야 하는 고도의 4대강 회복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여전히 산적한 문제가 많지만 어쨌든, 4대강을 살리는 논의가 시작되고 진척되고 있다. 4대강의 거짓말을 계속 드러낸 양심 있는 개인과 단체의 노력 덕분이다. 그 중심엔 ‘금강 요정’이라 불리며 4대강 문제에 투신한 김종술 시민기자가 있고, 그의 취재기가 책으로 나왔다. 표지에 나온 것처럼 “10년… 그들은 숨겼고, 나는 캐물었”건만, 여전히 그는 몸을 사리지 않고 4대강을 취재 중이다. “정권이 바뀌고 수문이 조금 열렸으나 공직사회는 그대로”이기 때문이다.

새 정권 공약대로 4대강이 곧 재자연화되는 줄 알았으나, 4대강의 재앙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단다. 소설가 이외수의 “고난과, 박해와, 핍박과, 모함과, 협박과, 불의와, 악덕을 모두 견디면서 오랫동안 금강을 지키기 위해 처절하게 벌여온 사투를 온 국민이 기억해주시기를 간곡히 당부”한다는 간절한 추천사가 와 닿는 건 그 때문이다.

2016년 여름 금강에서 김종술 시민기자를 만났던 때가 떠올랐다. 빚을 내서 금강의 변화를 계속 기록하고, 혈혈단신 각종 매체의 취재원까지 하고 있던 그가, 맨손으로 ‘초록’ 강물을 푸고 4급수 오염 지표종들이 꿈틀대는 뻘같은 강바닥을 퍼 올리고 이끼벌레를 채취한 건 대체 몇 천 번이었을까? 햇볕에 타버린 것도 모자라 때때로 가렵다는 그의 팔과 손이었는데, 저자가 몸 사리며 취재할 수 있는 날도 어서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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