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클레시아》《대답하는 공동체》《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

공동체를 향한
바울의 비전

에클레시아
박영호 지음
새물결플러스 펴냄 / 22,000원

저자의 시카고 대학교 박사학위 논문이다. 교회론 범주에서의 ‘에클레시아’가 아닌, 긴 역사와 다양한 층위를 살펴 바울이 본디 의도한 ‘에클레시아’의 의미를 도출한다.

… 에클레시아는 바울 이전의 예수 운동에 도입된 용어이지만, 그리스도 신앙 공동체의 대표적인 명칭도 아니었고, 빈번히 사용되던 용어도 아니었다. 그것은 아주 제한적인 문맥에서, 예를 들면 외적 박해나 내적 침해에도 불구하고 침해당할 수 없는 신적 기관의 본질을 강조하는 문맥 등에서 쓰인 것으로 보인다. 이 용어를 그리스도 신앙 운동의 전면에 내세운 것은 바울이었다. 바울의 가장 큰 공헌은 이 용어를 이방인으로 구성된 지역 회중들, 곧 한 폴리스의 하나님 백성 전체를 대표하는 그룹에 적용했다는 점이다. (291쪽)

 

 

 

약함을 고백하며
나아갔던 목회의 기록

대답하는 공동체
정갑신 지음
아르카 펴냄 / 15,000원


목사인 저자는 목회의 구체적인 사건, 복잡한 상황에 부딪칠 때마다 ‘교회의 본질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늘 부여잡았고, 교회 공동체는 삶으로 답하고자 분투했다. 가슴 아픈 깨어짐과 사소한 약함의 기록까지 세세하게 담겼다.

우리는 알면서 모르고 모르면서 안다. 이 얄궂은 긴장은 어쩌면 우리를 위한 선물인지 모른다. ‘네가 다 알아서 아는 게 아니라’ 하시는 그의 은혜로 오늘을 살 뿐이다. 따라서 그의 은혜로 오늘을 사는 것은 알아서 사는 것도 몰라서 못 사는 것도 아니다. 다만, 오늘 그분께 대답함으로 사는 것뿐이다. 대답하기 위해 들어야 하고, 듣기 위해 내 안의 시끄러운 소리를 내보내야 한다. … 그렇게 하여, 여전한 나의 욕망으로 인해 더 희미해진 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걸음을 떼는 거다. 그게 목회가 되고, 교회는 그렇게 형성되는 거였다. (23쪽)

 

 


 

부활의 일요일을
찾는 사람들

교회를 찾아서
레이첼 헬드 에반스 지음 / 박천규 옮김
비아 펴냄 / 17,000원

보수적인 교회 배경에서 자란 저자는 교회에 대한 회의감이 폭발해 교회를 멀리했다. 그 이야기가 블로그를 통해 알려졌고, 이를 계기로 그는 작가가 됐다. 후에 오바마 대통령의 종교자문위원을 지냈고, 2012년 〈크리스채너티 투데이〉가 선정한 ‘주목해야 할 여성 50명’에 선정되기도 했는데, 이 책은 저자가 교회를 멀리했다가, 다시 ‘교회(의 본질)를 찾기까지’의 이야기다.

그리고 우리는 아무리 어려울지라도 교회는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교회는 특정 건물이나 교단이나 비영리단체가 아니라 하느님의 나라가 우리에게 다가오는 순간임을 배웠다. 우리가 함께 식사할 때, 이야기를 나눌 때, 용서를 구할 때, 심지어는 실패할 때에도 예수님은 우리 안에, 우리와 함께 계셨고 그 모든 것을 거룩하게 만드셨다. (184쪽)

 

 

 

 

쉽게 쓴 한나 아렌트 정치사상

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

리처드 J. 번스타인 지음 / 김선욱 옮김
한길사 펴냄 / 17,000원

아렌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까지 학문적 교류를 이어온 저자가 ‘난민’ ‘악의 평범성’ ‘혁명정신’ 등 아렌트의 정치사상을 쉽게 설명한다.

오늘날 우리는 어두움이 전 세계를 삼키고 있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결론 내리지 않고서는 견디기가 어려울 정도다. 아무리 어두운 시대라 하더라도 불빛을 발견하는 희망을 품을 수 있다고 아렌트는 주장한다. 그 불빛은 이론이나 개념에서 등장하기보다는 개인들의 삶과 일에서 등장하는 것이다. 내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아렌트가 그런 불빛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 즉 아렌트는 우리의 정치적 문제들과 당혹스러운 일들에 대해 우리가 비판적 관점을 갖출 수 있게 돕고 있다는 점이다. 아렌트는 근대의 삶에 나타나는 위험한 경향들에 대해 빈틈없이 비판했으며, 정치의 품위를 회복하기 위한 가능성을 비추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아렌트가 읽히고 있는 그리고 읽어야 할 이유다.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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