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호 커버스토리]

   
▲ 에드윈 롱이 그린 에스더 왕후. (그림: 위키미디어 코먼스)

에스더서 간추려 읽기
에스더서에서 처음 등장하는 여성 인물은 아하수에로 왕의 아내 와스디이다. 연회 도중에 술을 많이 마신 아하수에로 왕이 왕후의 미모를 자랑하기 위해 그녀를 모든 사람 앞에 나오라고 요청한다. 와스디는 이를 거절했고, 남편의 말을 따르지 않는 선례가 남게 될 것을 두려워한 귀족들은 와스디를 궁전 밖으로 내쫓게 한다. 여기서 에스더서 저자만의 생각이 반영된 것을 알 수 있는데, 와스디의 행동을 왕국 내 남편들의 권위에 대한 중대한 위협으로 해석한 것이다. 와스디 이야기가 전해지면 그 나라 여성들이 이를 본보기 삼아 남편들에게 불복종할 수도 있다고 미리 걱정을 한 탓에 와스디를 내치게 된 것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상대적으로 무력을 행사할 수 없었던 여성들을, 권력자인 남성들이 두려워한다는 것은 참으로 우스꽝스러워 보인다.)

와스디가 왜 아하수에로 왕의 청을 거절했는지는 성서가 전하고 있지 않기에, 왕이 혹시 나체로 사람들 앞에 나올 것을 요청한 것은 아닌지 유추해보는 성서본(탈굼, 히브리성서의 아람어 역본)도 있다.  《여성들을 위한 성서주석》(캐롤 A. 뉴섬, 샤론 H. 린지 지음, 이화여성신학연구소 옮김, 대한기독교서회 펴냄, 2015년), 342쪽. 와스디는 어쨌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고 그에 따른 불이익을 겪었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는 에스더서의 부수적인 인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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