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2호 부전자전 고전 : 아들의 편지] 에마누엘 레비나스의 《시간과 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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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누구인가’라는 오랜 질문을 다루다가 그만큼이나 깊은 주제인 내가 아닌 것, 곧 타자에 대한 토론까지 왔네요, 아빠. 칼 바르트의 《로마서》로 타자론을 끌어내는 두 번째 편지도 재미있게 읽었어요. 타자를 중요하게 다룬 많은 학자 중에서 바르트를 골라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아쉽게도 아직 《로마서》는 읽지 못했지만, 저도 바르트에게 받은 영향이 없지는 않답니다. 몇 년 전에 신학 공부를 시작하면서 말년의 바르트의 강의를 모은 《개신교신학 입문》(복있는사람)을 꼼꼼히 읽었으니까 말이에요. 그 책이 너무 좋아서 친구들을 몇 모아서 독일어로 강독하기도 했었답니다. 그 덕에 신학 공부의 기초와 독일어 실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지요.

인간과는 질적인 차이를 보이는 하나님을, 인간화하지 않고 전적인 타자(das ganz Andere)로 두는 것. 그리고 그런 하나님 안에서 서로가 서로를 전적인 타자로 놓으면서 구성되는 공동체를 주장하는 바르트의 주장을 아빠에게 들으면서 줄곧 생각나는 철학자가 있었어요. 바로 우리 부자 모두 영향을 참 많이 받은 ‘타자의 철학자’ 에마누엘 레비나스(1906~1995)입니다. 레비나스의 중요한 작품 중에서도 오늘 저는 《시간과 타자》(문예출판사)를 소개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해보려고 해요. 레비나스의 초기 저작인 이 책은 네 번의 강의를 정리한 책인데, 레비나스라는 사람이 어떤 철학적인 논증을 펼치면서 타자를 위한 사상을 개진했는지 살펴보기에는 좋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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