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호 제국과 하나님 나라] 빌립보서 다시 읽기 2

할례와 음식법, 유대인의 표식
미국 유학 시절 위스콘신주 케노샤라는 도시의 한인 교회에서 중고등부 전도사로 일했다. 당시 교회에는 한국에서 온 1세대 이민자들과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2세대들이 섞여 있었다. 미국에서 자라고 교육받은 한인들은 언어도 영어가 편하고 법적으로도 미국인이었기 때문에 백인이나 흑인들과 지내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런데 이들 한인 2세들은 대부분, 한국어를 써야 하는 언어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이민자들이 주를 이루는 한인 교회에 다니거나 그들 스스로 한인 2세들을 위한 교회를 설립해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있었다. 그들은 비록 현지의 언어와 문화에 익숙하다 하더라도 자신이 자란 종교적 분위기와 부모에게 물려받은 문화와 더 어울리는 한인 교회를 선호했다.

이는 비단 한국인 이민자에게만 해당되는 현상이 아니다. 이민자의 천국이라 불리는 미국의 교회는 외형적으로 인종과 문화에 따라 분명하게 구분된다. 흑인들은 흑인 교회를, 중국인들은 중국인 교회를, 백인들은 백인 교회를 선호한다. 아마도 저마다 자신의 정체성과 조금이라도 비슷한 외형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함께 종교 생활하기를 선호한다고 볼 수 있다.

예수운동이 예루살렘뿐 아니라 현재의 터키 지역인 안디옥과 북아프리카 지역인 알렉산드리아로 퍼져갈 때, 그 주축을 담당한 이들은 바울처럼 헬레니즘이 지배하는 지역에 태어난 유대인들이었다. 그들은 예루살렘의 유대인보다 상대적으로 타문화에 개방적이었다. 그러나 이방 땅에서 수세기를 살아온 유대인들도 엄격히 지키는 관습이 있었는데, 할례(circumcision)와 음식법(dietary laws)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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