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8호 극장 언저리 모기수다]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어디갔어, 버나뎃〉
경력단절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10년쯤? 생각보다 육아가 길어져서 생긴 일이죠. 아이가 어릴 때 많이 아팠거든요. 그 덕에 딸 하나이지만 애 다섯쯤은 키운 것 같다고 저는 농을 치곤 합니다. 아이가 건강해졌으니 웃으며 할 수 있는 말이지만요. 그래서였겠죠. 저에게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영화 〈어디갔어, 버나뎃〉은 먼저 경력단절 여성의 이야기로 다가왔어요. 천재 건축가로 촉망받던 버나뎃(케이트 블란쳇)이 20년 동굴 생활을 겪은 후 밖으로 나와 꿈을 되찾는 여정이라고나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