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음식
[279호 오두막 묵상]
성찬(聖餐)은 문자 그대로 ‘거룩한 음식’입니다. 원어로는 “유카리스테오” 또는 “꼬뮤니오” 두 가지로 표현됩니다. 유카리스테오는 ‘감사하다’ ‘감사를 드린다’라는 뜻인데, 예수께서 성찬을 베푸실 때 가장 먼저 하나님께 감사(축사)드린 데서 유래했습니다. 꼬뮤니오는 친교, 교제 등의 뜻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커뮤니온이고, 이 단어에서 소통을 의미하는 ‘커뮤니케이션’이 파생되었습니다.
성찬에 깃들어 있는 감사와 친교(소통)의 의미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큽니다. 우리는 성찬에 참예함으로 모두가 함께 그리스도의 한 몸을 이루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 성찬을 통하여 몸 된 지체들을 주신 하나님께 충분히 감사하고 있는가를 살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허락된 그들과 충분히 친하게 교제하고, 한 몸같이 소통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성찬에 참예하기 전, 자신을 먼저 살펴야 한다는 사도 바울의 말이 의미하는 바도 이와 관련이 깊습니다. 우리는 성찬에 참예하기 전에 자신이 지은 크고 작은 모든 죄를 돌아보아야 합니다. 혹여나 이 과정에서, 예수님이 지적하였듯 하루살이는 걸러내고 낙타는 삼키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는지 반성해야 합니다.
우리는 매일 성찬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모르는 사이 내가 상처를 준 사람은 없는지, 비록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할지라도 그것으로 인해 불화하고 있는 사람은 없는지, 아직 충분히 용서하고 용납하지 못한 사람은 없는지, 살피고 또 살핀 후에 그들과 함께 손에 손을 맞잡고 주님의 몸인 성찬에 참예함이 마땅합니다.
불화하고 분열한 교회가 화해와 일치를 도모하지 않은 채, 결코 ‘거룩한 음식’을 먹을 수는 없습니다. 원망과 비난의 대상을 놔두고 성찬식에 참예할 수 있는 어떤 개인도, 결코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바로 다름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범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이재영
경남 합천에서 아내 최영희 권사와 “이 소자 중 하나에게 냉수 한 그릇이라도 주는 자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그 사람이 결단코 상을 잃지 아니하리라”(마태복음 10:42)는 말씀에 따라 연약한 자들과 함께 공동체를 일구며 살고 있다. 오두막공동체 카페 http://cafe.daum.netodumaklove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