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한 늪에 빠진 한국 기독교

〔독자서평〕 한국의 이단 기독교 / 허호익 지음 / 동연 펴냄

2017-02-02     황석영

 

▲ 한국의 이단 기독교 / 허호익 지음 / 동연 펴냄 / 22,000원 / 600쪽

한국 교회는 이단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각자 교회들은 이단 예방교회, 책자를 펼치면서 이단을 예방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단은 한자어로 '끝이 다르다'는 뜻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복음을 쫓거나 당파심을 불러일으켜 분란을 조성하는 행위를 말한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은 원하는 종교를 선택하고 믿을 자유가 있다. 나는 이단 종교에 속한 신자들 역시 자신들이 선택했고, 그 선택에 대해 존중 받아야 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단의 심각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단은 교회를 무너트리고 개인의 인생과 가족을 망치고 사회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실제로 이단 종교 신자들은 퇴사하고 가족을 버리면서 종교를 전파하고 있다. 도대체 이단이란 달콤한 늪에 빠진 사람들은 왜 종교 때문에 전 인생을 바치고, 왜 한국교회는 신자들이 이단에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일까? 《한국 이단 기독교》를 통해 이단의 유형, 전도 전략, 이단에 대한 과제와 해결책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단, 손톱 먹은 쥐

저자는 이단을 6가지 유형(신적이단, 성령론적 이단, 기독론적 이단, 삼위일체 부인 이단, 계시론적 이단, 구원론적 이단)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러한 유형의 이단들은 정통교리와 자신들의 계시, 사상을 혼합시켜 사람들을 미혹시키고 있다고 한다. 갈라디아서 1장 7절~ 9절에 보면, '다른 복음은 없나니 다만 어떤 사람들이 너희를 교란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우리나 혹은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우리가 전에 말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가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실제 이단 교리를 접하면 기독교 교리와 유사하기 때문에 구분하는 것이 어렵다. 예를 들면, 〈신천지 예수교 증거 장막성전〉의 경우 요한계시록의 새 하늘과 새 땅에 예수님이 교주인 종교라면서 정통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단 종교로 판정받은 것은 기존 교회의 기준이며, 초림 때 예수님께서 바리새인들에게 박해 받은 것처럼 자신들의 종교도 이와 같은 것이라고 섭외 대상자나 기존 신도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위와 같은 상황을 보고 나는 민담 '손톱 먹은 쥐'가 생각났다. 쥐가 손톱을 먹고 사람이 되어 한 집안의 아들로 행세하는 내용이다. 이때 가족들은 누가 진짜 자신의 아들인지 혼란스러움을 겪는 것이 이단을 대하는 한국 교회 성도들이 겪는 상황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이단의 포교전략, '신뢰 쌓기'와 '입막음'

저자는 다양한 이단 종교의 포교 전략에 대해 언급을 하였으나, 나는 요즘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신천지 예수교 증거 장막'의 포교 전략을 다루고자 한다. 저자가 신천지 포교 전략으로 언급한 것은 위장문화센터, 심리상담, 자기 계발 등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해 '열매'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섭외하는 과정에서 관계를 형성한다고 한다. 그다음 단계는 심리검사(MBTI, 애니어그램, 도형검사)를 통해 심리 상태를 진단하면서 "마음의 병이 있다", "목표가 없다" 면서 성경공부의 필요성을 설득한다. 이때 잠언 3:16 말씀을 인용하여 '사람이 마음대로 길을 계획할지라고 하나님이 인도해주신다'면서 "복음방" 등록을 유도시킨다고 한다.

저자는 여러 전략을 소개하였지만, 나에게 인상 깊었던 전략은 '신뢰 쌓기'와 '입막음'이었다. 먼저 신천지 선교사는 친절과 배려로 '열매'를 헌신적으로 챙겨주면서 마음을 얻는 데 주력한다. 이 과정 가운데 '열매'의 정보를 파악하면서 섭외 대상자를 심사한다. 이들은 처음부터 신천지, 이만희, 배도, 멸망 구원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또한 복음방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 비밀로 할 것을 강조함으로써 '입막음'을 시킨다. 입막음을 하는 이유는, 진리를 체계적으로 다시 배우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외부에서 공부하면 교회에서 싫어하기 때문에 '열매'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죄를 지을 수 있음을 세뇌시켜 '때'가 될 때까지 비밀을 지킬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포교 전략은 한국 교인들을 미혹의 길로 인도하고 있다. 신천지에 다녀온 피해자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있다. 당사자는 신천지에 다녀왔다는 죄책감과 자신을 정죄하는 인도자에 대한 실망감으로 심리적인 충격에 빠지게 된다. 신천지 선교사에게 의지했던 열매들은 절대적인 믿음으로 변화되어 영적인 늪에 빠지고 있다.

 

한국교회, 이단 피해자 품을 수 있나?

저자가 내놓는 이단 문제 해결책은 "정통 기독교 교리를 바로 세우고 틀린 이단에 대해 반박해야 한다"이다. 이를 위해 이단 교리에 대한 문제점과 전략을 소개하여 신도들의 경계심을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그리고 세례교리 교육 시, 기초를 강화시켜 미혹되지 않는 것이 중요하고 신학생 이단 교육에 대해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세뇌된 신자들은 회복하기 어렵기 때문에 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나는 저자의 주장에 〈CBS 신천지 빠진 사람들〉에서 피해자들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들은 "나와 동고동락했던 사람들이 이단이었다는 충격과 신천지를 끊으면 더 이상 이들을 볼 수 없어 심리적으로 외롭다. 또한 기존 교회 공동체의 이단에 대한 시선 때문에 돌아가지 못한다."라고 이야기했다.

탕자는 돌아갈 집이 있지만, 이단 신자들은 돌아갈 곳이 없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한 예로 A학생은 S시에 홀로 거주하면서 직장 생활 가운데 신천지를 만나게 되었다. A는 3개월 동안 복음방을 수료하고 센터 유입 전, 교회 목사를 통해 신천지임을 알게 되었다. A는 신천지에 대한 충격이 커서 이단상담소 상담을 받았지만, 심리적인 충족이 되지 않아 여전히 그 사람들과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고 한다. A는 복음방 사람들과의 관계 단절과 공동체 낙인이 두렵다고 하였다. 물론 저자의 말처럼 기존 교리 강화, 이단에 대한 반증 및 예방교육 필요로 하지만, 심리적인 상실감과 낙인으로 인해 두려움을 겪고 있는 이단 종교 피해자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돌아온 탕자를 맞이한 아버지의 따듯한 사랑이 아닐까? 그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공동체가 아닐까? 

 

달콤한 늪을 빠져나오는 출구는…

나는 처음 이 책을 접하고, 한국 기독교 이단의 종류가 많다는 것에 놀라웠다. 또한 이단 단체들의 주요 신앙관, 포교 전략과 이단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알 수 있어 유익했다. 성경은 '예수님이 진리이고, 길이며 생명'이라고 한다. 하지만 진짜가 가짜처럼 살고, 가짜가 진짜처럼 사는 것을 보면 무엇이 진리인지 깨닫기 힘들 때가 많다.

한국교회는 목자가 이리로부터 한 마리의 양을 지키듯이, 이단으로 신도들을 보호할 의무를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이단예방교육 강화와 이단상담소 증가가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이단상담소는 반증교육을 진행하면서 이단으로부터 많은 양을 구출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정확한 교리를 알려주고 옳은 길로 인도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더 나아가 이단상담소는 상처 입은 마음을 치료해주고 공동체는 돌아온 탕자를 받아준 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받아주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리하면 이단 종교 신자가 속한 공동체를 통해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아 '달콤한 늪'에서 빠져나올 출구를 찾게 될 것이다. 

 

황석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