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믿어 세상에서 얻는 이익은 없다”

〔독자 서평〕 내려온 떡 / 박영선 지음 / 남포교회출판부 펴냄

2018-04-30     이신애

정말 배고플 때, 우린 떡이 필요하다. 그런 우리의 영적인 배고픔과 실제적인 필요를 아시고 채우시기 위해 예수님께서 사람의 몸을 입고 내려오셨다. 책 제목이 암시하는 것처럼 ‘내려온 떡’은 인간을 위해 몸소 자신을 주신 예수님을 가리킨다.

이 책은 30년 전, 남포교회 개척 시기 박영선 목사의 요한복음 설교를 묶은 설교집이다. 박영선 목사는 오병이어 일화를 중심으로 예수님의 구속 사역과 참된 신자의 길에 대해 담백하게 전한다.

오병이어, 정말 작고 보잘것없는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 그것으로 주님은 수많은 무리를 먹이셨다. 오병이어 사건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음에도 새삼 기적의 도구가 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더욱 소박하고 정겹게 느껴진다.

혹시나 무리에게 도움이 될까 그것을 가지고 온 소년의 마음도 귀했다. 이렇게 주님은 우리 존재와 능력의 보잘것없음에도, 겨자씨만한 믿음과 은혜로 나아갈 때 귀한 구속 사역에 동참시켜주시고, 복음을 선물로 주신다.

▲ 박영선 목사의 요한복음 6,7장 강해 설교

오병이어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자. 무리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고, 열 두 바구니에 차도록 남기까지 그 기적과 은혜는 풍성했다. 아이와 제자들은 예수님 곁에서 작은 것으로 충성하였고, 눈앞에서 오병이어를 경험하고, 무리들을 먹일 수 있는 사역에 동참할 수 있는 기쁨을 누렸다. 능력의 근원 되시는 분 옆에 붙어있으면…. 우리도 아이처럼, 제자들처럼, 가진 것은 없지만 귀한 구원 사역에 동참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하지만 이 떡을 내려 주신 분, 오병이어 기적를 일으키신 분은 예수님이시다. 어린아이와 제자들은 거들뿐, 사실상 예수님이 ‘능력’의 근원이시고, 주인이시다.

저자는 능력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기억해야 한다고 ‘은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하나님은 그가 가지신 고유한 능력과 지식, 지혜로 일하시며 우리는 그저 ‘동원될’ 뿐 이라고. 마찬가지로, 구원하심도 우리가 가진 어떠함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보잘것없는 우리를, 무익한 우리를, 그 일에 동참하는 ‘출발점’으로 삼으신다고 말이다. 그저 감사함으로 은혜로 받아들이며 누리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왜인지 우리는 예수님의 구원 사역에 동참할수록, 우리는 더욱 우리의 무익함과 연약함만 깨닫게 된다. 동시에 우리는 우리 존재의 한계를 통해 하나님과 복음에 대한 진리는 우리 힘으로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니 역설이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은혜’이다. 우리가 하나님의 일에 멋지게 쓰임 받아도 자랑할 수 없는 이유가 된다. 낮은 자세로, 기쁘게, 신비한 일에 동참하는 삶이 진정한 신자의 삶이라 저자는 강조한다.

책을 읽어나갈 수록, 책 제목이 너무 좋아진다. ‘내려온 떡’. 우리를 배부르게 하는 실제적인 음식으로도 이해되고, 예수 그리스도 한 분이 죽으심으로 온 인류가 배불렀다는 의미에서 예수님 그 자신을 의미하기도 한다는 점에서.

책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 먼저는 ‘떡’의 의미가 궁금했었다. 자연스레 영적인 떡, 예수님을 뜻하시는 것이라는 것은 짐작했으나, 무리의 실제적인 배고픔을 정확히 아시고 실제로 떡을 주신 분이시기도 하시니 말이다.

무리들이 당시에 정말 배고팠으니 말이다.

무리들의 ‘당장의 배고픔’ 처럼, 살아가면서 우리에게는 특정한 ‘필요’들이 생긴다. 현실적인 필요 말이다. 지금 당장, 상황속에서 겪는 어려움과 결핍들 말이다. 예수님은 그것 또한 채워주셨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어가며 예수님이 무리들에게 궁극적으로 주시고자 한 떡은 영적인 떡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경우만 보아도, 평소에 기도할 때 ‘실제 떡’ 을 달라고, 현실적인 문제들, 현재 당면한 문제들은 잘 아뢰지만, 보통 ‘생명의 떡’ 이신 예수님을 배고파 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예수님이 궁극적으로 주시고자 하는 생명의 떡, 말씀과 복음보다는, 실제로 배부른 떡에 더 관심이 있었던 것 같다.

기존 신앙서적에서는 교회에 나가면 우리의 현실적인 문제들이 빠르게 해결되고, 세상에서 성공한다는 식의 간증이 많았다면, 박영선 목사는 이 책에서 너무나 단호하게 “예수 믿어 세상에서 얻는 이익은 없다”고 말한다.

세상에서 성공하려면, 세상의 방식대로 열심히 살면 된다고 말이다. 너무 단호하게 들릴 수 있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완전 팩트(fact)였다. ‘기도와 세상에서의 성공은 무관합니다. 기도하여 얻는 것은 영생입니다’. 책에서는 ‘예수 믿는 것 = 좁은 길’ 이라는 것을 너무나 진실되게, 또 당당하게 말해준다.

지금까지 내가 예수님께 나아갔던 목적이 생명의 떡을 위함이었을지, 현실적인 필요를 위해서였을지 돌아보았다.

오병이어 기적을 경험한 사람들은 그 이후에도 예수님께 자주 나아갔지만, 영적인 필요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예수님이라면 자기들이 개인적으로 원하는 것을 이루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나아간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예수님은 사람들의 마음의 중심을 아시고, 그 무리들을 피하셨다.

세상의 출세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예수님과 동업할 수 있고 이생에서의 자랑을 위해 예수님께 도움을 달라고 나아가는 사람들.. 그 무리들, 예수님을 통해 이익을 남기려 하는 사람들. 그 속에 내가 있음을 보게 되었다.

서평을 마무리하면서, 간단하지만 가장 어려운 질문이 마음에 남았다. 어떻게 하면 ‘복음을 복음으로 받아들이고 누리는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크고 작은 싸움, 우리 삶의 자리는 여전히 어렵고, 문제는 산재하지만 .. 우리를 내버려 두지 않으시는 분이 계신다. 이미 우리 안에 착한 일을 시작하신 분이다.

은혜를 은혜로 알며, 그것을 누리는 삶을 살아갔음 좋겠다.

 

이신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