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과 팬데믹》《다시 춤추기 시작할 때까지》 라이트와 브루그만, 코로나 시대를 성찰하다

[357호 에디터가 고른 책]

2020-07-28     옥명호
톰 라이트 지음 / 이지혜 옮김 / 비아토르 펴냄 / 6,800원
월터 브루그만 지음 / 신지철 옮김  / IVP 펴냄 / 8,000원

세계적 성서학자요 명망 높은 성경교사인 톰 라이트(신약학)와 월터 브루그만(구약학)이 코로나 시대를 성찰한 신간이 나왔다.

“우리가 이전에 알던 세상이 이미 지나갔음을 절실히 인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제 지난날로 되돌아가는 길은 없다. 지금 인류는 긴급하고 힘겨운 배움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우리는 어떻게 차분히 옛 세상을 단념하고, 상상력을 동원해서 모든 생명체가 번영할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빚어낼지를 배워야 한다.”(《다시 춤추기 시작할 때까지》〔이하 ‘브루그만’〕, 10쪽)

극도의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위기 시대에는 낙관주의적 전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신속한 대안 및 해결책 찾기에 몰두해야 하지 않을까? 두 학자의 대답은 다르다.

“지금은 탄식할 때다. 손쉬운 답이 없다고 인정할 때다. 위기를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을 외쳐댈 기회로 삼는 것을 거부할 때다. … 지금 세상이 울고 있다. 교회의 첫 부르심,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부르심은 우는 사람들 사이에 겸허히 자리 잡는 것이다.”(《하나님과 팬데믹》〔이하 ‘라이트’〕, 99쪽)

“하나님의 새로움은 … 자신들이 스스로 불러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이들의 솔직함과 희망 안에서 주어진다. 성경의 주장은 비관주의를 제시하지 않는다. 그 대신, 새로움이 부재하는 시기에 충분히 오래 기다리려 하지 않는 합리적 낙관주의를 반박한다. … 우리 앞에 있는 것은 오직 해산의 고통이다.”(브루그만, 146-147쪽)

대재난 상황에서 신앙 공동체는 영적 지도자들이나 신학자들에게 신앙적·신학적 논평과 해석, 깊은 통찰과 예언자적 메시지를 기대하기 마련이다. 두 성서학자의 신간은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성경을 더 깊이 읽도록 도전하는 한편, 믿음의 인내를 격려한다.

“기도할 때나 살아갈 때나 미봉책을 붙잡는 건 너무 쉬운 일이다. 탄식하라는 요청과 함께 사는 삶, 성령의 신음에 동참하는 삶은 힘들고 괴로울 수 있다. 하지만 바로 거기에서 우리는 아들의 형상으로 변화된다.”(101쪽, 라이트)

 

옥명호 편집장 lewisist@gos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