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잇돌 그리스도》 존 스토트의 베스트 칼럼 모음집

[359호 에디터가 고른 책]

2020-09-28     옥명호
존 스토트 지음 / 이지혜 옮김 / 복있는사람 펴냄 / 19,500원

모퉁잇돌 그리스도 

요즘 세대에겐 낯선 인물이 되어가는 엉클 존존 스토트(1921-2011)의 칼럼을 엮은 책이 나왔다. ‘지성을 하나님의 선물로 여긴 존 스토트는 자연을 좋아하여 여가에는 늘 새를 관찰하러 다녔으며(, 우리들의 선생님이라는 무척 흥미로운 책을 썼다!), 영국 IVF(기독학생회) 일원으로 복음주의학생운동에 헌신했고, 복음전도와 사회참여를 그리스도인의 양대 의무로 천명한 <로잔언약>을 입안한 인물이다.

이 책은 그가 미국 복음주의 잡지 <크리스채너티 투데이>에 기고한 글들(1977-1981)을 묶은 것이다. ‘예수는 주님이시다라는 메시지가 전제된 글들은 단순히 신앙칼럼을 넘어선다. 성경, 복음전도, 선교, 신학 이슈와 교회 문제뿐 아니라, 동물 복지와 인종차별 같은 사회 이슈와 (국가 간) 경제적 불평등, 핵무기 등 국제 이슈까지 아우른다. 이 다양한 주제를 다루면서 성경의 가르침을 모든 논평의 기준으로 삼은 글들은 겸손하면서도 명료하다. 일례로 타문화권 전도젊은 세대에 관한 그의 통찰을 보자.

어떤 사람들은 우리가 섬긴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동일시해지기를 거부한다. 우리의 문화적 유산이 우리 정체성에 없어서는 안 될 부분이라는 착각에 빠진 채 우리의 문화적 관습을 집요하게 유지하려 할 뿐 아니라, 우리가 적응해야 할 땅의 문화적 유산에 합당한 존중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우리의 문화를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하고 그들의 문화는 경멸하는 이중 문화 제국주의에 빠진다. 하지만 이것은 당신의 영광을 버리고 인간을 섬기기까지 겸손해지신 그리스도의 방법이 아니었다.”(64-65)

진정성이 없는 어른들을 혐오하는 젊은이들은, 교회와 교회를 세우신 분 사이의 이분된 현실을 금세 간파한다. 그들이 보는 예수님은 장로의 전통과 사회의 인습을 견디지 못하는 급진적인 분이시며, 종교 기득권층을 가차 없이 비판하는 분이시다. 그들은 이런 예수님을 좋아한다. 하지만 교회는 어떤가? 젊은이들이 보는 교회는 그리스도의 향기를 잃어버린 것 같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의사를 두 발로표명한다. 교회를 떠나는 것이다.”(194)

40여 년 전에 쓴 에세이여서 최근 이슈를 담고 있지는 않지만, 종교개혁기의 구호 아드 폰테스’(ad fontes, 근본으로 돌아가라!)를 떠올릴 만큼 본질을 파고든다. 간결하면서도 명료한 그의 글을 오랜만에 다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옥명호 편집장 lewisist@gos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