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금 확인 부탁합니다. 그런데 이젠 안 보내주셔도 돼요.”
[364호 전화벨 소리]
2021-02-26 김다혜
날짜: 20210121
전화받은 사람: 김다혜 기자
“밀린 금액 입금 확인 부탁합니다. 그런데 이젠 안 보내주셔도 돼요.”
칠순이 넘은 박기환 독자는 2012년부터 〈복음과상황〉을 구독해오다 모아온 잡지를 최근 정리했다. 이유를 묻기도 전에, 그는 “이제 글자가 잘 안 보여서”라고 덧붙였다. 노안이 올 때까지 계속 구독해온 독자를 응대한 건 입사 후 이번이 두 번째. 할 말을 고르다 그동안 구독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만 전했다.
연이어 울리는 전화. 이번엔 2008년부터 후원구독을 해온 이지연 독자였다. 그는 같은 교회를 다니는 한 교우에게 잡지를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5년 전 믿는 사람이 된 그 교우는 평소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단다. 〈복음과상황〉처럼 “‘상황’ 에 대한 복음을 이야기하는 기독교 잡지가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사회문제에 관심이 깊은 그가 덜 외로웠으면 하는 마음”에 증정을 신청한다고 말했다.
지금은 ‘잡지 춘추전국시대’로도 불린다. 2010년대를 지나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굵직한 잡지들이 폐간되었지만, 시각적으로 매력적인 다양한 잡지들이 간행되어 눈길을 끈다. 그런 때에 〈복음과상황〉이라는 활자 많은 잡지를 오랫동안 구독해온 독자분들의 전화를 받았다. 조금 힘이 나면서 종이 잡지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