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과상황

[380호 #복음과상황]

2022-06-30     복음과상황
네이버 키키미소 블로그 

현대사회의 주요 이슈를 기독교인의 시선으로 논리정연하게 정리한 커버스토리가 흥미로워 복음과상황을 자주 본다. 5월호 ‘어린이를 둘러싼 세계’는 어린이에게 선물 사주는 날로 축소되었던 어린이날의 의미를 깊이 있게 들여다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호를 읽기 전까지는 어린이날을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를 사랑하셔서 만든 날’이라고 단순하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일제 치하 핍박 어린 역사에서 유지되어온 소중한 기념일이자 어린이들의 진정한 인격에 대해 묵상해야 하는 날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어린이문화연대 이주영 대표의 인터뷰를 읽으면서 오늘날 한국 부모들의 과잉보호 문제를 떠올렸다. ‘어리니까 내가 이끌어줘야 돼, 그 애는 뭘 몰라.’ 보통 부모의 결핍을 자녀에게 투과시킬 때 이런 문제가 생긴다. 자신이 의사가 되지 못해 공부 잘하는 자녀에게 의사를 강요하는 일도 한 예시겠다. 자녀가 가진 생각을 존중하지 않는다. 부모 자신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자녀가 잘되길 바라서 그렇게 행동한다고 하지만 결국 그건 부모의 이기적인 마음이다. 그 이기적인 마음은 자녀의 현재 인격뿐 아니라 미래 인격을 안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버린다.

나는 미혼이기에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님들의 마음은 잘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한때 어린이었던 적이 있고, 어른이 던진 행동과 말투에 상처받은 적이 있다. 어릴 적 아버지가 집에서 물 한 컵을 달라고 하셔서 따뜻한 물을 드렸는데, 아버지는 이유도 묻지 않고 ‘생각 없냐’는 말을 던지셨다. 그때 나는 어렸지만 따뜻한 물을 건넨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천천히 드셨으면 했던 것이다. 이후 어른이 된 지금도 누가 ‘생각 없냐’는 말을 꺼내면 왠지 민감해진다. 그만큼 자녀들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시소와그네 마포영유아통합지원센터 임명연 관장이 쓴 글도 기억에 남는다. 어른이 그렇듯 어린이도 나쁜 습관을 고치겠다는 이유로 맞아서는 안 된다는 대목이 그렇다. 어린이는 아직 세상에 대해 잘 모르기에 배워야 할 것이 많은 존재다. 하지만 그렇다고 어른이 자신의 양육 방식을 강압할 순 없다. 어른과 아이가 서로 감정과 생각을 교류하며 배워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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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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