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논의에 AS가 필요해요”

[383호 독자의 소리] 온라인 복상 ‘댓글 달기’에 적극적인 김태환 독자

2022-09-26     김태환

2014년도부터 복음과상황을 구독해온 김태환 독자는 초등학생 아이 둘을 키우는 엔지니어 회사원이다. 그는 오산 독자모임을 이끌어왔지만 코로나가 터진 이후 쉬고 있다. 그런 그가 올해 1월부터 복상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기사에 댓글을 달고 있다. 온라인 기사에는 가입자만 댓글을 쓸 수 있어서 댓글이 많지 않다. 그가 기본소득과 2022년 대선 등 정치 이슈를 다루는 글에 꾸준히 댓글을 쓰는 이유가 궁금했다.

- 온라인 복상에 꾸준히 댓글을 달아왔다.

평소 SNS를 하지 않아 글을 읽고 느낀 바를 기록하는 수단으로 댓글을 이용했다. 많은 복상 독자들이 온라인보다 인쇄물로 복상을 읽는 데 더 익숙한 듯하지만, 온라인이 편리한 부분도 있다. 2005년 이후 발행된 모든 기사를 키워드로 검색할 수 있고, 하나의 게시글에 관련된 다른 글들이 링크되어있다.

- 주로 댓글을 단 글의 주제가 기본소득이다.

내가 알기로 복상은 2010년도부터 기본소득을 지속적으로 다뤄왔다. 나는 2019년까지 기본소득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 코로나를 겪고 2021년 재난지원금 지급 방법에 대한 논의가 한창일 때 기본소득에 대한 공부를 하면서 입장을 바꿨다. 실질적으로 ‘기본소득’을 보장해주지 않는 기본소득보다 의료보험이나 실업수당 같은 복지가 더 적합하다고 느꼈다. 2017년도 복상에 실린, 기본소득을 옹호하는 글은 수급자를 선별하는 행정적 어려움을 언급했다. 현시점에서 아직도 그러한 어려움이 존재하는지 적극적인 토론과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이렇듯 2021년은 기본소득 논의가 점화된 시점이었는데, 관련하여 복상이 기본소득을 재논의하는 내용을 다루지 않아 아쉬웠다. 복상에 지금까지 쌓여온 기본소득 관련 글들이 있는데, 일종의 AS(애프터서비스)가 필요한 시점 아닐까.

- 올해 대선을 돌아보면서 기독 활동가들이 연재하는 글들에도 댓글을 써왔다.

민주당과 일치감이 있었던 분의 아쉬움, 대선 과정이나 결과에 따라 사회 개혁이 후퇴하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담긴 글들이었다. 나는 대선 과정에서 ‘책임 있는 정당’의 모습이 아쉬웠다는 의견이다. 양 진영의 혐오 정서와 포퓰리즘 발언으로 인지도를 쌓은 이들 간에 적대적 공생관계가 느껴졌다. 각 당의 경선 과정에서 후보 결격사유를 보고 왜 걸러내지 못했을까 싶더라.

- 이외에 복상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교단을 분석하는 글이 있으면 좋겠다. 문제 있는 목회자와 성도에 대한 면직 절차, 실제 사례, 역사적 평가를 다뤄줬으면 한다. 교단의 투명성 문제도 관심 주제다. 교단 회의록 및 재정 사용이 홈페이지에 공개되는지, 미자립교회 목회자 및 은퇴 목회자 지원 여부를 공개하는지 살펴봐줬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복음과상황’이라는 타이틀을 생각할 때, 상황(context)에 대한 분석글이 더 있었으면 한다. 현재는 세밀한 상황을 접하도록 돕는 인터뷰나, 전문가(목회자, 활동가, 기독 언론인 등)의 상황 인식이 담긴 글이 주된 콘텐츠인 듯하다. 여론조사를 통한 기독인·비기독인의 교회 신뢰도, 목회자 신뢰도 같은 객관적 자료를 실어줬으면 한다. 《우리는 일하는 목회자입니다》(이레서원) 김재완 저자 인터뷰(2022년 6월호)엔 통계가 기재되어 좋았다. ‘상황’을 파악하기에는 통계도 유용한 자료라고 본다.

- 복상을 2014년부터 지금까지 구독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 마음 둘 곳이 없었다. 그가 집권하던 시절부터 검찰 수사 과정까지 갖가지 자극적인 내용으로 모욕하던 언론이 싫었고, 잘못을 잘못이라고 말하지 못하고 같이 대통령을 조롱하는 교회 설교가 싫었다. 그때 누군가 바른말을 해주리라 기대하며 복상을 구독하게 되었다.

지금은 그러한 동기로 구독하고 있지는 않다. 시대가 달라지기도 했고, 내 생각이 바뀐 부분도 있다. 정치에 대해 ‘내가 듣고 싶은 말’에 집중하다 보면, 놓치는 것도 많아진다는 점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사실과 의견을 접하고 싶은 이유이고, 복상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빈민선교처럼 어렵지만 묵묵히 소명을 감당하는 분들의 인터뷰를 통해, 모르던 영역에 대해 알게 되기도 하고 위로도 많이 받았다. ‘복음과 상황’이라는 거대한 주제를 다루며 현대사를 묵묵히 감당해온 여정에 감사와 응원을 보낸다.

(사진: 김태환 독자 제공)

정리 김다혜 기자 daaekim@gos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