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를 내버려두고 싶지 않아서 복상을 읽습니다”

[386호 독자의 소리] 복음과상황 울타리 모임 ‘대화의 시작’

2022-12-28     김다혜

교회를 다니고 싶지만 안 다니고 있는데, 교회와 멀어지는 스스로를 내버려두고 싶지 않아서 복상을 읽어요. 보수적 성향을 가진 복음주의 사람들이 주로 읽는 이 잡지는 이들에게 시의적절한 사회 담론들을 건네는데요. 한계가 보이면서도 잡지의 서사가 제 삶과 이어져있다는 동질감을 느껴요.

Ⓒ복음과상황

‘대화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열린 복음과상황 울타리 모임에서 ‘청년들은 무슨 재미로 복상을 읽느냐’는 창간 독자의 질문에 김자은 전 복상지기가 답했다. 무대에서 청중으로, 그리고 청년 세대로 마이크가 옮겨가자 더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다.

이번 울타리 모임은 12월 3일 토요일 오후 3시 홍대입구역 근처 문화공간 서로이음에서 열렸다. 복상 연재 필자이기도 한 최종원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교수, 김주련 한국성서유니온선교회 대표가 이야기손님으로 초대된 가운데 복상 실무진, 복상지기, 이사, 편집위원 등이 참여했다. 코로나로 오랫동안 만나지 못했던 지기들과 독자들을 직접 만나는 자리였다. 실무진과 참석자들의 자기소개 후, 최종원 교수와 김주련 대표의 강연이 이어졌고 질의응답 및 자유발언 시간을 가졌다. 전체 사회는 황병구 이사장이, 질의응답 인도는 이광하 이사가 맡았다.

Ⓒ복음과상황 

첫 강연자로 선 최종원 교수는 ‘대화의 시작’이라는 주제에 맞춰 문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교수는 ‘읽기’는 주체적으로 무엇인가를 마주하는 결단이 필요한 행위로, 작지만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신교가 읽는다는 것을 통해 태어난 종교임에도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여전히 좋은 설교를 ‘듣고’ ‘아멘’하는 데 머물러있다고 지적했다. 우리가 주체적 읽기를 통해 책임을 지는 행위로 나아가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음과상황 

김주련 대표는 저서 《안녕, 안녕》에 실린 그림책의 일부 내용을 읽어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중 《내가 라면을 먹을 때》는 어린이인 ‘나’가 라면을 먹을 동안 세계의 다른 어린이들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조명한다. 텔레비전을 보고 바이올린을 켜는 등 안전하고 평화로운 일상을 살아가는 ‘나’와 몇몇 아이들과 달리, 어떤 아이들은 물을 긷거나 소를 몰고 빵을 파는 등 가난 가운데 아동노동을 하는 상황에 처해있었다. 김 대표가 소개해준 그림책들은 나의 안녕이 타인의 안녕과 정말 무관한지 돌아보면서, 나의 안녕만을 추구하지 않고 타인의 안녕을 위해 연대함으로써 이뤄지는 참된 안녕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이어진 질의응답 및 자유발언 시간, 서태은 청년 독자는 다른 사람들과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있는지 잘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복상이 ‘그 감각’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말했다. 그는 어떻게 해야 ‘자연스러운 삶’을 살 수 있을지를 고민하면서 복상을 읽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청년 독자인 이철빈 후원이사는 정답이라고 여겨지는 삶 외에도 또 다른 삶의 가능성을 복상이 조명한 사람들을 통해 접할 수 있어서 복상을 읽는다고 말했다.

청년들은 ‘자연스러운 삶’을 살고 싶어서, ‘또 다른 삶의 가능성’을 보려고, 그리고 ‘스스로를 내버려두고 싶지 않아서’ 복상을 읽었다고 밝혔다.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했다. 앞으로도 독자들이 그런 동기를 갖고 읽을 수 있는 콘텐츠를 쌓아가는 복상이 되면 좋겠다고.

Ⓒ복음과상황 

정리 김다혜 기자 daaekim@gosc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