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선교사사전》 3,179명 선교사 사전
[391호 에디터가 고른 책]
기독교 역사를 다루는 대표적 학술기관인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가 설립 40주년(2022)을 기념해 《내한선교사사전》을 발간했다. 국내외 산재한 내한 선교사 관련 방대한 자료를 모은 것으로, 3,179명의 선교사 자료(430명은 이름만 확보)가 담겼다.
한국 개신교 선교 100주년이 되는 1985년 이전까지 한국 선교에 관여한 선교사들의 이름, 생애와 사상, 저술, 참고문헌 등이 망라되어 1,520쪽 분량의 책으로 묶였다. 사전 편찬위원회가 ‘일러두기’에 밝힌 것처럼 “주관적인 평가는 피하고 자료에 기초한 객관적인 사실만을 서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쓰였다. 그러나 덤덤하게 쓰인 선교사에 관한 기록들이 감흥을 일으켰다. 어디에서 태어났고, 왜 한국에 왔으며, 동료 선교사와 결혼하고, 자녀를 낳고 또 잃으며, 죽어서는 어디에 묻혔는지 등… 짧게 서술된 선교사들의 신앙 행간에서 감고(甘苦)와 인내를 읽어내기가 어렵지 않았다.
“1975년 은퇴하여 미국 플로리다로 이주하였다가 말년에 시애틀의 노인요양원에서 과거 함께 했던 박부옥 전도사의 수발을 받으며 살았다.” - 매클레인(Mcclain, Helen B., 1905-1993)
“1911년 한국에서 만난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한국에서 가장 행복한 소녀(The Happiest Girl in Korea)》란 책을 펴냄으로 끝까지 함께 하지 못했던 한국선교에 대한 ‘마음의 빚’을 갚고자 했다. … 한국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여전히 남아 있어 1919년 3.1독립운동이 일어난 직후 미국 시카고에서 한국친우회를 조직하고 … 한국 독립운동을 후원하기 위한 순회강연회를 개최하였다.” - 구타펠(Guthapfel, Minerva Louise, 1873-1942)
30년 전 《내한선교사총람》(1994) 편집에도 참여했던 박혜진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이 사전은 “그동안 남성 선교사 중심으로 연구되었던 선교사 연구에서 여성 선교사들의 선교활동이 상세히 보완”되었다. 앞으로 여성 선교사 연구가 더 활발하게 진행되는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독교 역사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선교나 근현대사에 관심 있는 이라면 흥미롭게 읽을 부분들이 많다. 역사 관점으로 참고하면 좋은 자료가 될 것이고, 선교 관점으로 바라보면 은혜가 될 것이다. 선교 역사에 관심을 둔 교회라면, 성도들이 언제든 읽고 참고할 수 있도록 비치해둘 것을 권한다.
이범진 편집장 poemgene@goscon.co.kr